18. 청심견심 聽心見心 듣고 본다 나의 마음 . 그러니까 연애운이 어쨌다고요 ? 고산미소시장 주차장 끄트머리에서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고산이야기장이 열린다 . 씨앗협동조합에서 판을 벌이고 언저리 주민들이 모여서 물건을 사고 판다 .
내게는 쓸모없어졌지만 누군가에게는 환영받을 옷이나 물건 , 텃밭채소와 마을기업 빵으로 만드는 샌드위치 , 한복을 만들고 남은 고운 자투리천으로 만드는 장신구 , 로스팅한 커피와 담금주 , 나무로 만든 스피커 , 향초 등이 지난달 장에 나온 것들이다 . 나는 타로카드를 들고 이야기를 팔러 나갔다 .
마음이 갈팡질팡 속이 시끄러운 사람이라면 따로 시간을 내어 비밀과 안전이 보장된 곳에서 조용하고 진득하니 이야기를 나눠야겠지만 떠들썩하게 여러사람이 왔다갔다하는 장 한복판에서는 쉽지 않다 . 짧고 가볍게 한 달 운세를 본다 .
지난달을 어떻게 지냈는지 카드를 뽑아 읽어보면서 고단하고 바쁜 생활을 한 분들이나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 그리고 맞이할 다음 달의 기운을 읽으며 한 달을 잘 살아내자고 함께 다짐하며 응원한다 .
재미삼아 보는 카드의 단골 질문은 연애운일테니 ‘ 저 언제쯤 연애할 수 있을까요 ?’ ‘ 지금 이 연애 계속해도 좋은가요 ?’ 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준비를 해야겠다 . ( 연애를 비롯한 여러 가지 상담을 원하시면 제게 연락주세요 .
축복의 기운을 가득 담아 모시겠습니다 ) 타로카드는 불안하고 고민될 때 미래를 알려주거나 대신 선택을 내려주는 신비로운 힘이라기보다는 카드를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핑계삼아 이런 저런 얘기들을 꺼내놓는 도구에 가깝다 .
물론 나는 타로리더로서 카드를 뽑는 사람조차도 잘 몰랐던 무의식이나 마음이 뽑은 카드에 의해 드러난다고 믿는다 . 듣기에 따라서는 너무나 뻔한 , 하나마나한 이야기밖에 못하는 경우도 있다 . 카드가 그렇게 나왔으니까 . 카드를 뽑은 사람의 마음이 그러하니까 . 그렇지만 그것이 더할 것 없는 진실이다 .
그 마음을 내가 확인하고나야 비로소 다음으로 옮겨갈 힘이 생긴다 . 타로카드는 진실을 바로 볼 계기를 제공하고 , 타로리더는 카드의 의미를 읽어주면서 뽑은 사람의 마음으로 함께 걸어들어간다 . 도시에 살다가 지역으로 옮겨온 후 없는 것들은 직접 만들거나 해보는 데 익숙하다 .
파는 데가 없는 ‘ 도시음식 ’ 은 직접 만들어 먹고 , 놀 거리가 없으면 뭐라도 하면서 놀 거리를 개발한다 . 고산면 인근에는 타로리더가 없으니 직접 타로 리더가 되어 내 마음도 읽고 다른 이들의 마음도 들여다본다 .
글에 덧붙일 타로카드를 그리고 싶어서 카드를 한 장 뽑았더니 조화로운 결말 , 결실을 의미하는 21 번 ‘ 월드 ’ 카드가 나왔다 . 타로를 통해 완주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 좋은 기운을 나누며 , 함께 어울리는 세계로 나아가게 될 거라는 뜻일 게다 .
그런 의미에 나의 희망과 의지를 담아 0 번 ‘ 길 떠나는 바보 ’ 카드를 그려보았다 . 이 여정이 두렵고 벼랑 끝에 선 것처럼 불안하지만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기대하는 사람 ,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럼에도 가겠다는 결심을 한 사람 , 귀여운 강아지를 길동무로 맞이해 가볍게 출발하는 사람 .
그렇게 완주에서의 나의 타로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 /바닥(badac) 이보현(귀촌인. 자급을 지향하는 독립생활자. 무엇이든 만들고 뭐라도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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