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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1.03.15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9

해우소와 온상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1.03.15 09:43 조회 4,8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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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똥들이 땅으로 돌아가기를 시골살이를 하며 꼭 필요하다고 느꼈던 ‘ 해우소 ( 똥간 )’ 와 모종을 키워내는 ‘ 온상 ’ 만드는 작업을 하였다 .

우선 해우소부터 만들었는데 집 주변 어디에 위치하면 좋을까 둘러보다가 집과 너무 멀지는 않고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 또 전망이 트인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그래야 해우소까지 가는데 어렵지 않고 가는 길이 즐겁기 때문이다 . 먼저 뒷산에 올라 자리를 봐두고 레이크로 땅을 평평히 골랐다 .

신미연 그림
신미연 그림

변소로 쓰기에 충분한 1 평 남짓한 땅에 가림막 하나만 있으면 멋진 그림이 나오리라 . 창고에 있던 나무 기둥 몇 개와 판자들을 가지고 올라 뚝딱뚝딱 못질을 했다 .

남이 할 땐 쉬워 보이던 못질도 몇 번을 두드려야 들어가는데 그렇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망치질을 하다보니 어느덧 해우소 가림막이 완성되었다 . 고르고 평평해진 땅에는 큰 벽돌을 두 개 올려놓고 그 사이에 쓰임을 다한 후라이팬을 하나 깔았다 .

예전에 ‘ 나는 자연인이다 ’ 방송을 보다가 얻은 아이디어인데 후라이팬 위에 변을 보고 난 후 팬을 가지고 퇴비간으로 가면 그만이다 . 해우소를 다 만들고 나니 어서 신호가 오기만을 기다려진다 . 변소가는 일이 이렇게 기쁠 줄이야 . 다음으로 온상만들기 .

농사를 지으면서 오래전부터 고민하던 것 중 하나는 플라스틱 모종판 없이 모종을 키워내는 일이었다 . 그동안 씨앗을 직접 땅에 심는 직파만을 고수해왔는데 올해는 일찍 모종을 키워보고 싶었다 .

전통적으로 온상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① 볏짚이나 낙엽을 깔고 볏단을 두룬 후 그 위에 풀 , 등겨 , 음식물쓰레기를 넣어 인분뇨 , 물 등을 층을 지어 쌓는 것 ② 구덩이를 파고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것 ③ 나무로 틀을 짠 후에 역시 동일하게 만든 후 ①②③ 온상 위에 기름종이로 덮는 방법이 있다 .

우리는 나무틀에 볏짚과 낙엽을 넣고 음식물찌꺼기와 부엽토 낙엽을 층층히 쌓아올렸다 . 온상은 천천히 발효가 되면서 온도가 올라가는데 적어도 일주일후에 씨앗을 심는 것이 좋다 . 아직 씨앗을 심기 전이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 성공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싶다 .

이렇게 해우소도 온상도 모두 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 또한 자원이 ( 똥은 매우 유용한 자원이다 ) 선순환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 이 세상 모든 똥들이 땅으로 돌아가기를 꿈꿔본다 .

/2018 년 완주로 귀촌한 글쓴이 신미연 씨는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현장 사진

해우소와 온상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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