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봄’ 많이 받으세요 봄 에 들어서는 입춘이 오기도 전에 어느덧 큰봄까치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 2 월로 들어서자 꽃이 핀 것이다 . 자연은 달력이 없이도 때에 맞춰 피워나는구나 . 시계나 달력이나 물질적으로 무엇도 필요치 않고 스스로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그저 감탄스럽기만 하다 .
오늘은 또 얼만큼의 꽃을 피웠을까 . 큰봄까치꽃은 1cm 가 채 안되는 작은 꽃인데 이름에 ‘ 큰 ’ 자가 붙어있다 . 왜일까 ? 사실 큰봄까치꽃이 일반적으로 불리는 이름은 큰개불알풀이다 . 큰개불알풀은 귀화식물로 우리나라에 살고있는 개불알풀의 꽃보다 조금 더 크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굉장히 닮아있지만 꽃의 색깔과 크기 , 식생이 달라서 알아보기가 어렵지 않다 . 개불알풀은 분홍색을 띄고 , 큰개불알풀은 하늘색 꽃을 피운다 .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은 큰개불알풀로 양지바른 밭이나 길가에서 많이 자란다 .
개불알풀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대에는 일제 강점기 때 꽃이 피고 진 후에 달리는 열매의 모양이 개의 불알을 닮았다고 해서 불리는 일본명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 식물의 이름 앞에 ‘ 개 ’ 자가 붙은 것은 그 식물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기도 하고 , 사실 이렇게 어여쁜 꽃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
최근에는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라본 시선으로 불리고 있다 . 이른 봄 ,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까치처럼 봄소식을 전해 준다고해서 봄까치꽃 , 그리고 꽃의 크기가 그보다 조금 더 크다고 해서 큰봄까치꽃이라고 한다 .
우리 텃밭에는 큰봄까치꽃이 가득 퍼져있는데 두해살이풀로 겨울을 날 수 있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초록의 푸릇함을 느낄 수 있었다 .
한해 농사가 끝나면 나와 짝꿍은 텃밭을 관리하기 위해 풀을 베어다 두둑에 덮어주어 멀칭 ( 피복 ) 을 하는데 비와 바람으로부터 토양 유실을 막고 ,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양분을 보존하고 , 겨울을 잘 나라고 풀이불을 덮어주는 것이다 .
천성적인 게으름과 힘들어서 미쳐 멀칭을 하지 못한 텃밭은 큰봄까치꽃처럼 낮게 자라서 퍼지는 지피식물 덕분에 겨울을 날 수 있었다 . 토양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자연히 덮어준 것이다 . 내가 하지 못한 일을 자연이 해주고 있다 . 날은 아직 추운데 어느덧 꽃이 피었다 .
달력을 보니 입춘이 코앞으로 다가와있다 . 내 몸과 마음은 여전히 겨울인데 봄이 왔다니 한편으론 아쉬운 마음이 든다 . 겨울은 모든 것이 잠든 때에 쉬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자연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 굳어있는 몸을 풀고 천천히 텃밭으로 나가 우리 밭 들풀을 관찰하며 새봄을 맞이해야겠다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 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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