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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7.11.07

숟가락 일기 8

일본 모험놀이터 탐방기 2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7.11.07 11:59 조회 5,5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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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험놀이터 탐방기 2 놀이터는 공동체를 저절로 배우는 공간 마을과 사람 속에 있는 놀이터 우리가 두 번째로 찾아간 놀이터는 도쿄 세타가야에 있는 모험 놀이터였다 . 그날은 매년 열리는 “가을 하늘 축제 ( 靑空 마쯔리 )” 였다 . 이 축제 때문에 일정을 정했던 터라 기대가 컸다 .

놀이터에서 열리는 축제는 어떨까 ? 남녀노소 모든 동네 사람들이 참여한 마을잔치 같았다 . 직접 만든 꽃 장식에 손으로 직접 쓴 시간표 아이들의 옷을 이용한 무대 장식 등 소박했다 .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은 팥빙수를 중 ,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은 전병을 팔고 있다 .

IMG 9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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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어른 , 아이들이 각각 펼쳐 놓은 벼룩시장과 먹거리 장터들이 있었다 . 어른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한 자리에 있다 . 처음에 방문했던 하네기 모험 놀이터에서도 그랬지만 동네 어른 , 형아 , 동생들이 모두 함께 있다 .

물론 어른들이 놀이터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플레이 워커 또는 자원봉사자라는 이름으로 함께 한다 . 그렇게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다양한 세대들이 서로를 보며 자란다 . 우리 어릴 적도 그랬다 . 골목에 나가면 동네 언니 , 오빠 , 동생들이 있었다 . 옆 철공소 아저씨가 세워둔 트럭에 올라가 뛰어내린다 .

바로 옆 시장에서 술래잡기를 하고 호떡집 아주머니에게 팔고 남은 호떡도 얻어먹었다 . 도시였지만 나는 언제든 , 어디서든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 어디서나 놀 수 없게 되면서 , 놀이터를 만들어 한곳에 모여 놀이기구에 맞춰 논다 . 지금 놀이터는 하루 놀다가는 행사와 같다 .

많은 사람들 속에 있지만 나와 관계가 없다 . 그냥 재미있고 거기에 더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북돋워 주는 놀이터면 족하다 . 놀이를 응원하는 어른들 모여라 !!! 본 무대에서는 끊임없이 작은 공연이 펼쳐진다 . 먹을 것을 사와 한참을 무대 앞에 죽치고 앉았다 .

빨간색 축구복을 입은 여자아이는 ‘ 스타워즈 주제곡 ’ 을 연주한다 . 젊은 엄마들과 아이들이 일본 전통 악기와 노래를 부른다 . 플레이 워커도 질세라 우스꽝스러운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인다 . 한참을 웃고 즐기다 보니 플레이파크 후원금 모집을 위한 경매가 시작된다 .

누군가 후원물품으로 내 놓은 별거 없어 보이는 접시를 동네 할머니가 선뜻 산다 .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켜보았다 . 놀이터에는 늘 응원하는 어른들과 마을이 있다 . 본부로 쓰는 건물은 동네 사람들이 손수 지었다고 한다 . 아이와 함께 체험 부스를 차린 젊은 아빠는 우리에게 자랑스럽게 말한다 .

모험놀이터를 만드는 초기에는 민원이 많았다 . ‘ 시끄럽다 . 위험하다 . 지저분하다 ’ 는 등 이 공간을 응원 한 것은 아니다 . 그럼에도 수십년간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을 지원하는 어른들과 마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 이런 놀이터가 우리 동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

거기서 우리가 말하는 공동체 , 협력 , 배려와 이해 등을 저절로 배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 지난달 놀이터를 고민하는 어른들 모임에 십여분 정도가 모였다 . 빛이 보인다 . 이제 시작해 보려한다 . /이영미 완주공동육아모임 숟가락 대표

현장 사진

일본 모험놀이터 탐방기 2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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