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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5.05.03

더불어 숲

협동조합 참 좋을까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5.05.03 22:41 조회 5,46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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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하고도 동업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 협동조합은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동업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1 년 연말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져 5 인 이상이 모이면 출자금에 상관없이 금융과 보험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협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

이전에는 농업협동조합법 등 8 개의 특별법에 의해서 해당분야에서만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했지만 이제 누구나 쉽게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후 2 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약 7,000 여개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고 하니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은 과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 한때 생태공동체운동에 관심이 많아 관련된 책도 읽고 다양한 공동체마을을 찾아다닌 적이 있다 .

유렵의 생태공동체마을에 갔다가 나 스스로 공동체가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영국 핀드혼 공동체 마을의 지도자에게 공동체란 무엇인지 , 공동체가 잘 운영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

사실 지구공동체 , 마을공동체 , 가족공동체 등 다양한 범위의 공동체가 있는 만큼 공동체를 하나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 대신 그 마을의 지도자는 공동체의 기본적인 조건 네 가지를 설명해주었다 . 첫째 , 공동으로 가진 것이 있어야 한다 . 공동으로 가진 것은 물질적이든 비물질적이든 상관이 없다 .

토지가 될 수도 있고 기술이 될 수도 있으며 가치관 , 종교 등 무엇이든 공동으로 가진 것이 있어야 한다 . 둘째 , 공동으로 가진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공동체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

공동으로 가진 것과 개인이 가진 것 , 공동의 책임과 개인의 책임이 정확하게 구별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 셋째 , 공동으로 가졌기 때문에 개인이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어야 한다 . 이 효과는 경제적인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

기쁨 , 보람 , 행복 등의 정신적인 것도 무관하지만 혼자 하는 것보다는 함께 하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어야 한다 . 그렇지 않으면 공동체가 와해된다 . 넷째 , 이러한 공동의 인식과 공동의 활동을 해나가기 위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구조가 있어야 한다 .

공동체라고 해서 항상 같은 의견을 가진 것도 아니고 무조건 배려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 많이 싸울수록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있는데 싸움의 방법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그런데 영국의 생태마을 지도자는 공동체의 기본적인 조건에 이 네 가지 이외에 + 알파가 있다고 했다 .

영어로는 글루 (Glue), 우리말로는 풀인데 공동체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내는 정신적인 혹은 비공식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그래서 대부분의 공동체가 종교 활동이나 명상을 하지만 어떤 공동체는 춤을 추기도 하고 합창을 한다 .

공동체의 기본 조건 네 가지는 협동조합의 활동에도 그대로 적용될 만하다 . 공동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인지 , 그래서 혼자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인지 , 공동으로 하는 일에 대해서 , 협동조합의 활동에 대해서 조합원들과 충분히 토론하고 협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

또한 협동조합에도 글루가 필요하다 . 협동조합은 경제적인 활동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활동을 기반으로 일반기업이 하지 못하는 인간적인 경제활동을 하고자 하는 조직이다 . 그래서 협동조합의 원칙에도 나와 있듯이 조합원에 대한 교육과 교류가 경제활동만큼 중요하다 .

협동조합 활동을 하려고 한다면 공동체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지 + 알파인 글루에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왜냐하면 협동조합은 최근 인류역사에 있어 가장 성공적인 공동체 모델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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