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앙’ ‘아~아~아’, ‘흑흑흑흑’ 오늘도 아가는 운다. 이 울음소리를 통역 할 수 있다면, 금새 아이를 달랠 수 있을텐데. 안타깝게도 아직 이런 통역기가 없어 나의 직감에 따라 울음소리를 해석한다. 백일이 지나 또 예기치 않은 상황에 새로운 울음소리로 운다.
도대체 왜 우는지 그전의 내 해석방식을 가지고는 달래지지 않는 신종울음이다. 허걱. 내가 아이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은 "나니요?"라는 일본말이다. 이 말은 일본어로 ‘무엇? 무슨일?’을 뜻한다. 우리 올케는 “언니는 벌써부터 아이에게 일본어를 가르치세요?”라며 교육열이 대단하단다.
속 모르고 하는 말이다. 나는 언젠가 부터 울고 보채는 아이에게 "왜~~~?"라는 짜증섞인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모든 것이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 아가가 나보다 더 답답할 것이라고 늘 마음속으로 되뇌이면서도 짜증이 난다. “왜~~뭐?~~”라는 말이 "왜!
뭐!"로 바뀌는 순간 나도 아가도 더 짜증이 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방법은 일본어 특유의 나긋나긋한 톤으로 "나니요~~?"라고 바꾸어 말하기 시작했다.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런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나니요~~”가 “나니요!!”로 바뀌어 버린다.
얼마 전에 인터넷에 소개된 ‘재워야 한다 젠장 재워야 한다’라는 동화책 제목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이 책은 동화책을 읽어줘도, 따뜻한 우유를 먹여도, 달래도 보고, 윽박질러도 밤마다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를 달래다가 지친 부모들이 입 밖으로 내뱉지 못 하고 머릿속에만 담아두었던 말을 대신해주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저자처럼 ‘젠장~’ 같은 욕을 하진 않았지만 이 심정이 백번 천번 이해가 된다.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그래서 늘 ‘이런 이유일까? 저런 이유일까?’ 고민하고, ‘이렇게 해줄까? 저렇게 해줄까?’ 궁리한다. 때로 지쳐서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아가가 웃으면 그걸로 족하다.
아가가 행복하면 그걸로 족하다. 살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상대의 요구에 맞춰 본 적이 있을까? 그 무엇도 바라지 않고 상대가 행복하고 웃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노력해 본 적이 있을까? 단언하건대 없었다. 내 평생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관계다. 묻지도 따지지도 바라지도 않는 관계.
이런 손해보는 관계가 어디있나? 이를 뻔히 알면서도 마음은 평화롭고 행복하기만 하다. 우리 엄마, 아빠 생각이 난다. 이제 철드는 건가? /이영미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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