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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0.09.15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3

물 덕분에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0.09.15 16:05 조회 4,8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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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3 없어서 많아서 '희노애락'을 배우다 첫 번째 이야기 우리집은 지하수가 닿지 않아서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아쓰고 있다 . 큰비가 내릴 때마다 물이 담겨 있는 탱크를 청소해야하고 , 식수로는 사용하기 어려워 같은 마을에 사는 언빈선생님네 집으로 물을 뜨러 다닌다 .

어느 날 오랜 장마 때문인지 집으로 연결된 물탱크가 막힌듯했다 . 짝꿍은 3 톤짜리 탱크에 들어가 수로를 뚫고 청소를 하였다 . 여전히 흐르지 않았고 불편함이 쌓이기 시작했다 . 생각보다 생활속에 물이 쓰이는 곳이 무척이나 많았던 것이다 .

IMG E9644
IMG E9644

물 없이 산지 3 일째 돼서야 안 사실이지만 큰 물탱크에서 이어지는 수로가 옆집을 거쳐 우리집으로 이어지는데 이번 공사중에 물관이 파손된 것이었다 . 그렇게 물 없는 생활은 막을 내렸고 수도꼭지를 틀어 다시 물이 나오던 순간 우리는 너무 기뻐 환호했다 . 두 번째 이야기 기록적인 장마다 .

계속되는 비로 집 화장실로 물이 역류했다 . 다행히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집안으로 들이치진 않았지만 화장실 안 물이 빠질 때까지 벽돌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다니는 상황을 연출해 나갔다 . 장마가 어느 정도 그쳤다고 판단이 되어 며칠간 집을 비웠다 .

예상과 달리 비는 그치지 않았고 물사태에 이어 곰팡이에 점령되었다 . 우리는 벽지를 뜯고 장판을 드러내어 바닥이 건조되기를 기다렸다 . 곰팡이와 2 주를 보내는 동안 집안 곳곳을 청소해 나가며 살림살이 중 정말 필요한 것과 필요치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었다 .

덕분에 의도치 않던 집안의 대청소가 이어졌고 , 그렇게 경황없이 지내던 날들이 마무리 되었다 . 세 번째 이야기 장마가 끝나고 나니 폭염이다 . 에어컨 없이 더위에 잘 지내왔던 우리는 올해 귀한 장소를 알게 되었다 . 옆 마을에 있는 신흥계곡이다 .

완주자연지킴이연대와 신흥계곡 토요걷기를 하면서 걷는 산책로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물놀이로 더욱 익숙한 곳이다 . 이른 새벽부터 밭일을 하고 끼니 때가 되면 벌써부터 더워지는 날씨에 우리는 곧장 신흥계곡으로 가서 땀으로 적신 몸을 담근다 . 물이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몸과 정신까지 시원해진다 .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물의 소중함을 몸소 깨우치고 , 무서운 장마와 태풍으로 생활을 돌아보는 겸손함을 , 흐르고 흘러가는 넉넉한 물 덕분에 어머니 품 같은 안락함을 느낀다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글쓴이 신미연 씨는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합니다.

현장 사진

물 덕분에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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