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서 흐르는 피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생리 다큐 < 피의 연대기 > 와 감독이 쓴 책 < 생리공감 > 걸어서 . 은 걸 girl 그러니까 여자들을 어서오라고 부른다 . 서점이어도 좋고 떡볶이집이어도 좋고 뭐라도 좋다 . 다시 말해 아직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
하다보면 뭐가 되겠지 그래서 시작한다 . 내 여자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우선 할 수 있는 만큼 . 영화 <피의 연대기> 포스터 < 피의 연대기 > 라는 이름이 별로라고 생각했다 .
생리컵 , 천생리대 , 탐폰 등 다양한 생리용품이 늘어선 포스터도 산만해서 내 취향이 아니었다 . 그래도 여성감독이 만든 생리 다큐멘터리라고 하니 찾아가서 봐야할 것 같았다 .
영화를 보고 피로 태어나 피를 흘리며 사는 여성들의 연대 連帶 , 역사적으로 그 여성들이 피를 흘리고 처리해온 연대 年代 를 다루는 이야기라 그런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
검은 봉지에 싸거나 귀여운 파우치에 담아서 생리대를 눈에 띄지 않게 보관하는 생리에 대한 금기를 깨고자 화려한 색감의 생리용품 사진을 포스터로 만들었고 그걸 귀엽게 느낀다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던 모양이다 . 나에게 영화를 둘러싼 그런 사정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
나는 거의 매달 생리통 , 생리전증후군 , 배란통에 시달린다 . 생리하는 일주일 내내 아프거나 신경 쓰이고 배란이 되는 2 주 전부터 생리직전 생리전증후군까지 한 달 중 3 주 가까이 정상컨디션이 아니다 .
한창 생리통이 심할 때는 길가다 주저앉아 울면서 약국에 기어들어가 진통제를 사먹은 적도 있었고 , 호르몬 조절을 위해 약도 오래 먹었다 . 그럴 때마다 내 몸에 일어나는 일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답답했다 .
매일매일 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기록하면서 생리일기를 써보기도 하고 , 생리 때문에 고생하는 여자가 이렇게 많은데 생리통 약이나 생리용품을 서로 추천하면서 이 숙명 같은 고통을 잘 이겨나가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 그러니 생리를 다룬 이 다큐가 반가울 수밖에 .
영화는 재밌다 . < 피의 연대기 > 라는 무겁고 딱딱한 느낌에 반해 내내 경쾌하고 발랄하다 . 등장인물들은 생리에 관한 기억부터 감상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 인터뷰 대상도 일부러 여성주의 활동가나 전문가보다는 주변의 일반인들을 섭외했다고 한다 .
생리를 참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리하지 않는 사람들의 무지한 오해부터 탐폰이나 생리컵을 청소년이 사용하면 좀 그런거 아닌가 , 생리 얘기를 공공연히 하는 건 부끄럽지 않은가 등 생리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를 다룬다 . 일회용 생리대를 대신할 다양한 생리용품도 소개한다 .
학교에서 , 가정에서 , 직장에서 교육용으로 함께 봐도 좋다 . 생리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행동을 선택하며 주눅들지 않기 위해 , 생리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와 함께 살아가는 생리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함께 잘 살기 위해 .
좋은 영화를 함께 보자고 4 월 14 일에 고산에서 공동체 상영회를 열기로 했으니 남녀노소 모두 손잡고 오셔서 즐겁고 유익한 경험을 모두 하시기 바란다 . 영화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는 감독이 쓴 책 < 생리공감 > 에 있다 .
영화를 찍는 동안의 에피소드 , 자기 몸을 사랑하게 된 감독의 고백 , 생리를 생리라 부르지도 드러내지도 못하는 금기의 문화에서 생리대를 무상 제공하는 기본권 운동까지 폭넓게 다룬다 . /바닥 이보현은 새내기 귀촌인이자 자급을 지향하는 독립생활자, 무엇이든 만들고 뭐라도 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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