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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8.02.05

농촌별곡

인류의 욕망과 기후변화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8.02.05 17:32 조회 5,5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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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욕망과 기후변화 날이 추워도 너무 춥다 . 걸핏하면 수은주가 영하 두 자리로 우습게 내려가더니 급기야 감기몸살에 걸리고 말았다 . 이 놈의 감기몸살 독해도 너무 독하다 . 목이 아프고 오한이 일면서 당최 몸을 가눌 수 없는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 네댓새를 하릴 없이 몸져누워 지냈다 .

지금은 많이 나았지만 열흘 넘도록 후유증이 끈질기게 남아 있다 . 강추위를 넘어 ‘ 극강 한파 ’ 라고들 부른다 . 기상 관련 기록도 기록이지만 내 느낌으로도 난생 처음이지 싶다 . 밤 기온이 쑥 내려가 아침이면 실내온도가 곤두박질치니 보일러 온도조절기에 유난히 손이 많이 간다 .

모르긴 해도 이번 겨울 연료소모량이 꽤 됐을 것 같다 . 전에 없이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다보니 그 여파로 심혈관계 질환에 따른 사망도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 그러고 보니 이번 겨울엔 유난히 부고가 많이 날라들었다 .

이번 감기몸살도 실은 초상을 치르느라 강추위 속에 오랜 시간 몸을 떨었던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 그런데 올겨울 한파는 이 쪽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닌 모양이다 .

특히나 북미지역은 영하 50 도에 이르는 한파가 몰아치면서 나이아가라 폭포가 꽁꽁 얼어붙고 난대기후권인 플로리다에까지 폭설이 내렸다고 한다 . ‘ 열사의 땅 ’ 중동지역 또한 유래 없는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 지구촌 곳곳이 이상한파에 그야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

영화 < 트모로우 > 가 다루고 있는 극한 추위 속 인류절멸의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하는 불길한 상황이다 . 곧이어 지난여름의 그 뜨거웠던 무더위로 기억이 옮겨간다 . 너무 엉뚱한가 ? 아니다 . 자연스런 연상이다 . 기후학자들은 이번 강추위가 지구온난화가 부른 역설이라고 진단한다 .

다시 말해 북극 온난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 제트기류가 약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란다 .

해마다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 사이 곳곳에서 한파 , 열파 , 가뭄 , 홍수 같은 이상기후가 빈발하는 것도 죄다 온난화로 불리는 기후변화에서 파생된 현상이라는 얘기다 .

북반구에 이상한파가 불어 닥친 지금 남미와 호주 등 남반구를 달구고 있는 50 도 이상의 폭염은 바로 기후변화의 맨얼굴인 셈이다 . 여름이고 겨울이고 , 날씨가 요동칠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기후변화 타령을 늘어놓는 까닭이다 .

내친 김에 묻지마 산업개발과 편익추구 , 고기소비 증가 같은 인류의 끝없는 욕망이 만들어낸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의 원흉이라는 사실도 짚고 넘어가야겠다 . 나아가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이 기후변화가 몰고 올 인류절멸을 막는 길이라는 것도 .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길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 김성훈 교수가 최근 소개한 세계유기농소비자회 (OCA) 의 연구결과가 그것이다 . 이에 따르면 유기농 경작지를 늘리고 , 산림지역에 제대로 조림사업을 하면 온실가스 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

아직은 가설이라 해야겠지만 나로서는 기후변화를 늦추는 데 한몫하고 있음은 틀림없으니 조금은 뿌듯하다 . 그도 잠시 , 입춘인 오늘도 강추위는 누그러질 기세가 아니다 . 일기예보는 돌아오는 한 주일도 최저기온이 내내 영하 두 자리로 기록돼 있다 .

호되게 감기몸살을 앓고 난 뒤끝이라 이 추위에 고생하며 싸우고 있는 이웃들이 불현 듯 떠오른다 . 보잘 것 없지만 쌀 꾸러미라도 좀 보태야겠다 . /차남호(비봉 염암마을에 사는 귀농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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