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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7.06.07

남현이의 청년일기-9

너멍굴 내각 구성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7.06.07 14:44 조회 5,2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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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멍굴 내각 구성 남현이의 청년일기 9 이 작은 골짜기를 가꾸는 것에도 많은 인재들이 필요하다 . 골짜기의 새 주인 진씨는 많은 인재들을 영입하여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였다 . 그들은 출신종자도 들어오게 된 경위도 달랐지만 ,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너멍굴 번영에 이바지 할 것을 다짐하였다 .

너멍굴의 신임총리는 급하게 선임되어야 했다 . 전임 총리로 재임하였던 명견 밭거름께서 지병이었던 피부병 악화로 운명하였기 때문이다 . 그는 천적이라 일컬어지는 닭들과도 우애롭게 지냈었다 .

너멍굴 신임총리 논두렁
너멍굴 신임총리 논두렁

밭거름의 그 자애로움은 골짜기 모든 견공가문에게 귀감이 되었고 , 신임총리 인준에 아주 중요한 검증 요소로 자리매김 했다 . 신임 총리 후보로 거론되어진 똥개의 후손 , 논두렁은 어린 나이에도 인간에 대한 친화력과 닭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다 .

그러나 검증 도중 1 달 전 , 의문의 닭 살해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 그는 지금껏 닭을 사랑 하는 척 위장하고 이 곳 너멍굴로 전입한 것이 아니냐는 닭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 그러나 낮에는 개줄에 매어있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가까스로 청문회를 통과 할 수 있었다 .

국방부 장관에는 청계수컷인 가물가물씨가 내정되었다 . 사실 그가 너멍굴에서 묵었던 날은 하루에 불과하였다 . 그의 임무는 방목된 닭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이었다 . 그런데 그는 너멍굴에 오자마자 보고도 하지 않고 산으로 도주하였다 . 그는 그것이 너멍굴의 안보를 위해 어쩔 수 없다 말했다 .

그러나 골민의 동의 없는 그의 도주는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였다 . 기실 그는 골짜기에서 가장 수려한 깃털과 서구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기에 청계 고리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 그러나 도망 후 그의 얼굴은 골민들 사이에서 잊혀졌고 , 청계 고리온이라는 이름도 강등되어 가물가물씨로 개명되었다 .

도망친 청계 수컷 가물가물을 제외하고도 너멍굴에는 닭이 많다 . 그 중에 으뜸은 당연 백봉 오골계 부부인 백이와 숙제이다 . 그들은 너멍굴 양계산업의 역군으로 화산에서 남편인 백이가 외율마을 골짜기에서 부인인 숙제가 넘어왔다 .

이들 부부는 너멍굴을 오골계의 골짜기로 만들기로 약속하였으나 , 처음 왔을 때부터 낫을 가리더니 급기야 너멍굴 골통령 진씨를 무서워하고 도망다니기에 이르렀다 .

진씨는 전제군주적 면모를 가진지라 소통과 복종이 미덕인 골짜기의 덕행을 따르지 않는다하여 백이와 숙제를 오리막사로 귀양 보내고 하루에 물 한모금과 풀 한줌으로 교화시키는 형벌에 처하였다 . 지금은 부쩍 사람을 보고도 놀라지 아니하는 백이에게 너멍굴은 산업부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기었다 .

그는 매일 7 시 경에 가래낀 목청을 돋우는데 , 그 목소리는 아침 휴식시간을 알려주는 소리가 되어 노동자들의 복지를 위해 이바지하고 있다 . 부인인 숙제는 너멍굴 이주 한달 후부터 알을 품기 시작하였는데 그 수가 무려 10 여개에 이르렀다 .

그녀의 알을 품는 덕행과 당당한 태도가 널리 알려지자 너멍굴 진씨는 그녀를 여성부 장관에 임명하였다 . 너멍 골짜기는 교육사업에도 상당한 열의를 가지고 있다 . 그들은 자라나는 후손을 위해 자그마한 닭장을 신설하고 , 그 이름을 너멍굴 초등학교라 하였다 . 첫 입학생들은 청계 병아리 5 마리이다 .

이들은 이곳에서 골짜기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한 뒤 , 논두렁 방목장이 완공되면 방목장에서 첫 사회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 ‘ 골짜기다운 골짜기 ’ 를 너멍굴 경륜의 모토로 삼은 진씨는 오늘도 너멍굴 번영을 위해 부족한 내각을 준비 중이다 .

그가 너멍굴 내각을 조속히 꾸려 골짜기의 번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골민의 적극적 지지를 바랄 뿐이다 . /진남현(2016년 완주로 귀농한 청년. 고산에서 여섯 마지기 벼농사를 지으며 글도 쓰고 닥치는대로 일을 하고 있다.)

현장 사진

너멍굴 내각 구성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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