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골목대장 , 그가 사는 세상 이서 원용서마을 김철희 김광석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 지금은 가수가 아닌 사람들도 길거리나 공원 한 구석에서 자연스럽게 버스킹을 즐기지만 김광석이 노래하던 시절엔 흔치 않은 풍경이었다 .
김광석을 생각하면 기타 하나 둘러메고 가로등 불빛이 하나둘씩 켜지는 낙엽 지는 거리에서 나지막하게 노래 부르는 풍경이 떠오른다 .
가을은 깊어가고 김광석의 노래가 생각하는 계절에 직업가수는 아니지만 김광석을 좋아해 20 년 동안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스윗 포테이토의 김철희씨 (44 세 ) 를 이서 지사울 공원에서 만났다 .
“ 스윗 포테이토를 결성한지는 10 년 됐고 그 전부터 음악동호회 활동한 걸로 보면 20 년 가까이 공연활동을 했어요 . 올해부터는 지사울 공원 달팽이광장에서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 공연문화를 만들어가는 거죠 . 생활문화예술이 살아나려면 광장이 살아야 하거든요 .
그래서 제가 ‘ 달팽이광장 ’ 이라고 이름도 붙였어요 .” 이들 가족의 거실은 동네 사랑방이자 스윗포테이토 밴드 연습실이기도 하다. 삼면이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요일 저녁이면 늘 이곳에서 노래연습을 한다. 김철희씨는 전주에서 살다가 5 년 전 이서로 귀촌했다 .
17 평짜리 아파트에서 살다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구나 건축일을 하면서도 내가 살 집 하나 내 손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갑작스럽게 내린 귀촌 결정이었다 . 처음엔 낯설고 후회도 했지만 결국은 자신과 아이들의 삶의 방식을 바꾼 신의 한수였다고 한다 .
김철희씨는 스스로를 괴짜라고 말했다 . 어른과 아이가 함께 뛰는 온 가족의 골목축구 그가 괴짜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두 가지만 소개하려고 한다 . 첫 번째 괴짜 행동은 ‘ 이서골목 FC' 를 만든 것이다 . “ 아이들은 어른들을 닮아 가는데 어른들 몸이 참 부실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 이 동네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주축이 돼서 네 가족이 시작했어요 . 축구도 아니고 뭐 공놀이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는데 그게 참 재미있더라구요 . 팀의 조건이 그거였어요 .
애들만 보내는 게 아니라 부모가 같이 와야 하고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뛰어야 한다는 거 . 왜냐면 우리가 애들이랑 놀아주려는 게 아니라 같이 운동하는 거니까요 . 그렇게 같이 놀다보니까 사람들이 불어나서 지금은 열여덟 가족이 함께 하고 있어요 . 70 명이 넘은 거죠 .
팀 이름은 이서골목 FC 이고 저의 직함은 골목대장입니다 .” 이서골목 FC 에는 독특한 규칙이 하나 있다 . 몸무게 50kg 이상 키 170cm 이상은 슈팅 금지 !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는 축구경기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어른들은 슈팅 금지라는 무서운 (!) 금기사항을 팀의 규칙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
최근에는 중학교 아이들이 팀에 함께 하고 있는데 그 친구들의 넘치는 의욕과 힘을 제어하고 팀의 규칙을 설득하는 것이 제법 어려웠지만 지금은 함께 어우러져 재미있는 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 목요일에는 달팽이 광장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다 다음은 김철희씨의 두 번째 괴짜행동 .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지사울 공원 달팽이광장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 매주 목요일 저녁 퍼스킹 공연을 한다. “ 요즘 사람들을 보면 참 분주해요 . 뭐가 그렇게 바쁜지 모두들 스마트폰을 보고 있고 .
그래서 이 광장에 오는 순간에는 시간이 좀 느리게 흐르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이름을 그렇게 지은 거죠 . 처음 시작할 때는 아무도 없었어요 . 솔직히 사람 없을 때는 이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도 많이 했죠 . 특히 바람 불고 추운 날에는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
이제 이 달팽이광장에서 목요 공연이 자리 잡혀서 가끔 바빠서 못하거나 다른 곳에서 요청이 들어와 공연하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전화가 와요 . 왜 공연 안하냐고 목요일인데 . 저기 현수막에 제 번호 적혀 있거든요 .
그래서 이곳 달팽이 광장에서의 공연은 반드시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죠 .”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거리공연이지만 처음부터 주변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이었다고 한다 . 어떤 사람들은 바쁜데 돈도 안 되는 것을 왜 하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
하지만 김철희씨는 생활문화라는 것이 우리 일상생활의 중심에 있어야 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
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으면 활동을 하고 지원을 받지 않으면 활동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와서 꾸준히 이루어져야 그것이 진정한 생활문화이고 우리 삶이 더 건강해진다고 믿고 있었다 .
그리고 그가 그렇게 오랫동안 거리공연을 할 수 있었던 힘은 가족과도 같은 ‘ 스윗 포테이토 ’ 라는 공연팀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
이서에 함께 살면서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노래 연습을 하고 음악과 삶의 철학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 스윗 포테이토 ’ 가 곁에 있어서 그의 삶은 풍요로워 보였다 .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언젠가 지사울 공원 달팽이광장에서 구경하는 사람도 없이 쓸쓸하게 공연하고 있을 때 공원관리사무소에서 일하시는 분이 지나가다가 해주신 말씀이 참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 여기에서 공연해주는 것만으로도 이 동네 사람들은 진짜 고마워해야 하는 거라고 .
이런 거 누가 돈 받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는데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도 이거 다 꽃과 나무들이 들어준다고 . 눈앞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 나중에는 진짜 모든 사람이 알아줄 거라고 . 그러니까 열심히 해주면 고맙겠다는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고 한다 .
“ 그때부터 제가 사람들 신경 안 쓰고 공연을 했죠 . 그런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 모여 있다가 가고 또 다른 사람이 오고 . 사람들이 몇 명 왔는지 그런 신경 안 쓰니까 지금은 공연 할 때마다 참 편해요 .
처음에는 내가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뭔가를 전해줘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 지금은 이걸 하면서 제가 더 많이 배워요 . 내가 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지 뭘 위해서 사는지 자꾸 의문을 던지고 고민을 하거든요 .
특별한 사람만이 무대에 서는 것이 아니고 평범한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정말 좋겠어요 .” 추워지기 시작하면 거리 공연은 잠시 쉬어간다 . 얼마 남지 않았다 . 목요일 저녁 7 시 달팽이 광장에 가보자 .
씩씩하게 기타 한 대 매고 김광석을 부르는 김철희씨가 늘 그곳에 있다 . 부인 김해경씨의 고향은 동상이다.
곶감깍는 것이 어린시절에는 지겨웠지만 이제는 그일이 그리워 가을이 되면 감을 깎아 말리곤 한다 공연 안내 > 스윗포테이토 겨울콘서트 스페이스 코웍 ‘ 연탄한장 ’ 12 월 15 일 토 4 시 이산모자원 자율기부공연 문의 김철희 010 6450 6549 /글사진 = 장미경(장미경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고산미소시장에서 공동체가 만든 제품을 파는 편집매장 홍홍을 운영한다)
댓글 0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