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아! 에너지를 부탁해 나무에너지전문가 이승재 얼마 전 뜻밖의 단기 아르바이트를 했다 . 전주의 숙소에서부터 고산휴양림의 바이오매스타운 조성사업장까지 두 사람의 독일인을 10 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출퇴근 시키는 일 .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 일도 그 재미있는 일들 중의 하나인 셈이다 . 크리스토프와 마티야스라는 두 독일인을 출퇴근시키며 산림바이오매스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됐고 나무에너지전문가 이승재씨 (48) 를 알게 됐다 .
이 분야의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가 설명하는 내용을 실수 없이 정확하게 전달할 자신은 없다 . 다만 그의 생각과 바람을 내가 이해한 만큼 그리고 그의 말을 있는 그대로 옮겨주는 것만으로도 이 글은 충분히 의미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 독일과 오스트리아 숲 속을 미친 듯이 헤매고 돌아다녔습니다 .
제가 임업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나무 이름을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어요 . 이유는 단 한 가지 , 우리나라에도 언젠가는 실현이 되어야 한다는 것 때문이죠 .
그리고 그 실현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참 좋습니다 .” (위) 산림바이오매스타운이 완공되면 관람객들이 우드칩보일리 시설을 직접 볼 수 있다. (중간) 왼쪽부터 이승재 마티야스 크리스토프 (주)한열 김영중대표이사 부부. (아래) 연료가 되는 우드칩.
독일은 신재생에너지산업이 가장 발전한 나라다 . 우리나라가 전체 에너지의 1% 미만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는데 반해 독일은 3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
그가 적정기술과 환경운동 차원의 문제의식을 넘어선 실제적인 나무에너지 시스템을 연구하고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과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그는 뮌스터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2005 년부터 산림바이오매스 컨설팅업체인 SWIT GmbH 사의 대표로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한국이 산림바이오매스 분야를 개척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 “ 독일을 환경선진국으로만 생각하면 안돼요 . 그들은 상술의 선진국이에요 .
독일은 신재생에너지를 산업으로 인식했어요 . 독일은 철강으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철강산업이 죽었거든요 . 자동차판매량이 예전 같지 않아졌어요 . 이 철강을 어디다 쓰지 ? 풍력발전소에 쓰는 거지요 . 산업은 이념과 논리로만 굴러갈 수 없어요 .
어딘가에서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창출해내야만 산업이라는 것이 굴러가거든요 . 그런 측면에서 독일은 일찌감치 자국의 재생에너지기술이 다른 나라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안 거죠 . 그리고 거기에 투자를 한 겁니다 .
그런 것 때문에 유럽에서 독일이 최강인거죠 .”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고 난 후 독일은 2022 년을 기점으로 탈원전을 선언했다 .
이승재씨가 설명하는 독일의 산림바이오매스 산업에 대한 이야기와 로드맵은 그들의 탈원전 선언을 불가능한 것에 대한 선언적인 의미로 해석되지 않고 가능한 것에 대한 실제적인 계획으로 읽히게 했다 .
우리나라도 지난 2014 년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원자력에너지와 화석에너지의 비율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23% 까지 늘리겠다는 발표를 했지만 그것은 가능한 것일까 .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로서도 그것은 솔직히 쉽지 않아 보였다 .
“ 독일 사람들이 무슨 환경에 큰 관심이 있어서 우드칩 보일러를 쓰는 게 아닙니다 . 원자력이나 석유보다 훨씬 싸니까 집집마다 사용하는 거에요 . 편리하고 싸니까요 . 그런데 우리나라는 자꾸 이념적으로만 이야기하고 실제적으로는 기술이 뒷받침 되지 못하니까 탄소배출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 되는 거죠 .
그게 안타까워서 여기에 달려든 거에요 . 우리가 아무리 적정기술을 가지고 뭘 하겠다 하더라도 이것을 우리나라에 산업적으로 적용하기 힘들어요 . 우리는 세계에서 열다섯 번째로 잘 사는 나라입니다 . 아무리 개인의 집에서 전등하나 꺼서 이산화탄소량을 줄인다고 한들 보일러 하나 놓으면 끝이죠 .
50KW 짜리 우드칩 보일러 하나면 한 마을에서 줄이는 전기량을 다 줄일 수 있어요 . 탄소배출 또한 마찬가지구요 . 이념과 논리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탄소배출을 줄이고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것 .
바이오 에너지 마을 에코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마을이 실제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과 설비들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이승재씨.
그는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이념적인 주장과 생활 속의 운동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제적인 영역으로 가져오고 관련 기술과 시스템을 갖춰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 그리고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의미 있는 모델을 완주군 고산휴양림에서 실험하고 있다 .
이름 하여 < 고산 바이오매스타운 프로젝트 >. 2014 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축소되고 변형됐지만 올 5 월이면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 “ 본래 계획은 발전기를 설치해서 전기공급까지 하는 거였는데 중간에 축소 되서 지금은 열난방 시스템만 구축하고 있습니다 .
400kw 온수보일러가 하나 있고 비상용을 대비해서 기름보일러가 있구요 . 혹시 보일러가 멈추거나 겨울철 열이 더 공급되어야 할 때 비상용으로 기름보일러까지 설치한 거죠 . 400kw 짜리 보일러면 150 가구 정도의 마을하나를 커버할 수 있죠 .
우리가 기존에 쓰고 있는 화목난로나 보일러 형식을 보면 필요할 때 보일러가 돌아갑니다 . 하지만 이렇게 되면 굉장히 낭비가 심해집니다 . 이미 달궈진 물을 저장해 놓고 쓴다면 순환해서 쓰면 되는데 필요할 때마다 에너지 소모가 크죠 . 15,000 리터급 대형 축열조를 만들었어요 .
온수를 저장해 놨다가 85 도를 만들어 놓으면 10 시간 정도 유지가 되거든요 . 그 물을 계속 순환시켜서 쓰는 방식이죠 .” 이승재씨는 우리나라가 산림바이오매스를 산업화하기 위해선 좀 더 실제적인 것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
연통 하나까지도 구조적으로 결함 없는 보일러를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 더 많은 가공절차가 필요한 펠릿보다는 우드칩 생산과 그 과정에서 의미 있는 부가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 , 나무에너지를 이용한 마을단위 열공급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것 등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여기에 다 옮기지 못한 그의 이야기와 생각들은 이제 5 월이면 고산휴양림에 들어설 바이오매스타운에서 볼 수 있다 . 지면을 빌어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 농촌 어르신들에게 바이오매스라는 말은 너무 어려운 말이니 좀 쉽고 친숙하게 타운의 이름을 붙여보면 어떨까 . < 나무야 !
에너지를 부탁해 > 처럼 . 독일우드칩보일러 HDG 사진제공 - https://www.hdg-bavaria.com/en/home/ 이승재 블로그 http://cafe.naver.com/pe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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