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마을은 농한기가 되면 한 식구 ( 食口 ) 가 된다 . 아침 , 점심 , 저녁까지 한 밥상에 둘러 앉아 숟가락을 들며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운다 . 밤에는 언니 동생같이 한 이불을 덮고 뜨끈한 방에 등을 눕히며 낮에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
하루는 청국장에 두부 동동 , 또 하루는 돼지고기김치두루치기 . 매일 푸짐한 밥상이 차려진다 . “ 사무장 , 밥 먹고 가 !” 어르신들의 부름은 희망고문이다 .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 때문에 같이 할 순 없지만 매번 초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 오늘의 메뉴는 고등어 김치찌개다 .
정겨운 밥상에 숟가락을 얻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른들의 즐거운 대화소리에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 같다 . 곧 3 월이 되면 생강 작업에 바쁘실 어르신들 . 농한기 때만이라도 마음 놓고 편해지셨으면 좋겠다 . 문 닫고 나오는 뒷길에 함박웃음이 들려온다 .
무엇 때문에 웃으시는지는 몰라도 건강한 식구의 모습인 것 같아 참 행복하다 . / 박미선 마을기자 ( 봉동읍 서두마을 사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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