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혼자 산다 ’ 자폐증이 있는 세익 (19) 이가 독립을 했다 . 혼자서 밥을 해먹고 반찬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집도 예쁘게 꾸민다 . 이런 날이 오다니 감회가 새롭다 . 세익이는 고산고 3 학년이다 . 아주 씩씩하게 학교에 잘 다닌다 . 이 시간까지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
치료실을 오가고 학교에 등하교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 세익이는 매일 약속하고 지키는 것이 있다 . 하루에 세줄이상 일기쓰기 , 자기전에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 하기 , 일주일 용돈 만원으로 가계부 적기 . 모두 하루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잘 지키고 있다 . 세익이가 꼬박꼬박 쓴 일기.
아이는 지금 고등학교 3 학년 졸업반이다 . 내년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서 취업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 아이는 커간다 . 소리없이 . 지금은 그대로인듯 하지만 어느날 우뚝 커버리고 부모 그늘 아래서 독립하여 떠나는 게 자식이다 . 가르치는 일도 그렇다 .
그게 따지고 보면 제 앞가림할 힘을 길러 주는 일이 아닌가 . 철이 든다는 것은 한철한철 접어들면서 자연의 시간속에서 제 앞가림을 할 나이가 되는 과정이다 . 늘 빠지지 않고 작성한 세익이의 가계부. 세익이와 가족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
바로 토요일 오전 평치두레마을에서 장애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시간이다 . 어디 나가려고 해도 이것저것 눈치가 보여 포기하게 되는 장애가족에게 구세주같은 시간이다 . 가족들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평치두레농장에 가서 땅을 가꾼다 .
같이 씨앗을 뿌리고 물도 주고 지렁이도 키우고 또 가족들끼리 레크레이션도 한다 . 서로서로 알아가고 익숙해지는 시간이다 . 같은 아픔을 가진 부모들끼리 고민도 , 좋은 정보도 공유한다 . 서로 격려도 하고 위로도 한다 .
두레농장은 부모도 치유되고 아이도 맘껏 놀 수 있고 삶을 배우는 쉼터같은 공간이다 . 부모의 우려와는 다르게 아이 내면에는 힘이 있다 . 그걸 세익이가 보여주고 있다 . 아이도 성장하고 부모도 크는 행복한 삶이 이어지길 소망한다 . /마을기자 허진숙(용진읍 원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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