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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르네상스] 이서 하늘가아파트 이웃사촌공동체2022-06-23

[아파트르네상스] 이서 하늘가아파트 이웃사촌공동체

버섯에 사랑을 담아 5년간 꾸준한 나눔

지하실서 손보태 키워 이웃과 나눔냉장고에 기부


이서면 상개리에 위치한 하늘가아파트 103동 지하. 사람들이 웅성이는 소리 너머에는 수북하게 쌓인 버섯 더미가 있었다. 이날 하늘가아파트공동체 이웃사촌회원들은 올해 두 번째 표고버섯 수확을 마치고서 골라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회원 이난순(77) 씨는 새벽 여섯시부터 나와서 다 같이 일했다. 일이 힘들긴 하지만 협동하니까 즐거운 마음이다며 웃었다. 공동체 일원들은 다섯 시간가량 내리 일했음에도 힘든 내색 없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2016년도 12월에 설립된 하늘가아파트공동체 이웃사촌은 현재 12명이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아파트 지하실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주변 이웃들에게 버섯을 나눠주고 있다. 공동체는 이준세(88) 창립회장의 주도로 설립되었는데 그 목적은 주민간 대화 단절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이들의 바람대로 공동체 설립 이후 아파트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주로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었는데 이들은 무료했던 일상에 활력을 되찾았다.




나기호(78) 총무는 해마다 우리 아파트의 집집마다 찾아가서 버섯을 나눠주기도 하고 나눔냉장고250그램씩 소분해서 넣어둔다. 그러면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가는데 매번 우리에게 고마움을 표현해줘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후 약 5년간 활동을 이어오는 동안 구성원에 변화도 있었다. 다른 곳에 이사 간 사람들은 빠져나갔고 또 아파트에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은 신규 회원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올해 초 경기도에서 이곳에 이사 온 김복녀(75) 씨는 공동체의 새로운 일원이 되었다.






김복녀 씨는 이곳에 이사 와서 보니까 주민들이 같이 모여서 봉사활동도 하고 좋은 일들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공동체에서는 해마다 이웃들한테 수확한 버섯도 나누는데 그 일에 동참하고자 신입으로 들어온 것이다고 말했다.


이웃사촌은 그동안 버섯을 재배해오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그 경험을 통해 요령을 익혔다. 지하실에서 버섯을 키우려면 습도조절과 환기가 특히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이웃사촌은 하루에 3~5번씩 물을 주고 매번 솎아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기호 총무는 버섯에 물을 주는 것도 그냥 주면 안 되고 생육상태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 이걸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하니까 주로 제가 하는 편이다. 대신 버섯을 솎아내거나 수확할 땐 다같이 모여서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들이 버섯을 잘 재배할 수 있었던 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항상 신경 쓰는 덕분이다. 또한 물을 주고, 솎아내고, 수확할 때마다 기록하는 습관도 한몫하고 있다. 나 총무의 수첩에는 그날 누가 작업에 참석했는지, 버려진 버섯의 무게, 수확한 버섯의 무게, 판매된 가격 등 꼼꼼하게 적혀있다. 이 기록은 다음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늘 부지런하게 공동체를 일궈온 이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나 총무는 수확되는 버섯 양을 늘려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우리 아파트 주민들에게만 나누고 있는데 훗날 다른 이웃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란다앞으로도 공동체가 지금처럼 돈독하고 화목한 분위기로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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