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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친화 이야기] 감정놀이터가 필요한 이유2022-06-22

[아동친화 이야기] 감정놀이터가 필요한 이유

"너는 가치없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마세요


미국에 사는 살바도르 라모스(Salvador Ramos) 아동의 이야기입니다. 라모스는 어렸을 때부터 말을 더듬고 발음이 짧아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였습니다. 마약중독자인 어머니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많았으며, 할머니와 어머니는 갈등의 골이 깊어 고성이 오고갈 때가 많았습니다. 누나는 군대에 입대하여 라모스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고, 라모스는 또래 간 크고 작은 폭력문제를 자주 일으켰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극적이던 라모스는 공격적으로 변해갔습니다. 18세 생일이 되던 20225, 총기를 합법적으로 살 수 있는 연령이 되자 즉시 총을 구입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할머니 얼굴에 총을 쏘고,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 19명과 교사 2명을 쏴서 살해했습니다. 이 사건은 얼마 전에 보도된미국 텍사스주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입니다.

 

미국에서 18세라고 하면, 한국 나이로는 17세 정도이니 아동(18세미만)이나 청소년(9~24세 이하)으로 불리는 시기입니다. 라모스가 겪어야 했던 어릴 적 아픈 경험은 처음에는 작은 거절감이었을 것입니다. 부모나 선생님 등 권위의 인물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은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아픔으로 변하였고, 이러한 생각과 감정의 덩어리는 눈덩이처럼 커져서 자신이 힘을 가질 수 있는 -총기를 살 수 있는- 18세 생일이 돼서야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났을 것입니다.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비영리연구센터폭력프로젝트(The Violence Project)'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66년부터 미국 초··고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가해자의 평균연령은 18세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통계수치입니다. 가해자의 69%는 어린 시절 심각한 정신적 외상(부모의 자살, 신체·정서학대, 방치, 심한 따돌림 등)을 경험하였고, 62%는 전과자, 69%는 정신건강이상, 85%는 따돌림이나 정학 등 위기청소년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거절당한 감정이 해결되지 않고 마음에 계속 남아있으면,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에 다양한 신체화나 공격성을 통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우리나라는 다행히도 미국처럼 총기를 휴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총기난사 사건은 없지만, 한국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하루평균 36.1, 2020년 사망원인통계). 특히 40대 이상은 사망원인이 암과 같은 질병이 높지만, 10~30대는 자살이 암으로 숨진 사망자보다 약 2.8배가 높습니다. 10대 자살률은 최근 5(2016~2020)동안 10만명당 4.96.5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자살원인은 학업스트레스나 대인관계, 가족 문제가 가장 높고, 어떤 문제가 있을 경우 가족이나 선생님 등의 영향으로 해소되거나 완화가 되어야하나 그게 잘 안될 때 자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센터협의회 이미원 회장)


사람은 누구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믿는 가족이나 선생님, 친구 등으로부터 부당하게 거절당하거나 버림받은 경험이 있다면 인격장애나 신체발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어릴 때 경험한 거절감이 많은 아동일수록 신체발육이 원만치 않고, 너는가치없는 사람이라고 주입을 받은 감정의 손상은 자기 조절이나 통제가 어려워 제2의 라모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후에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시스트가 될 개연성이 있는데, 평소에는 감정수준이 매우 낮다가도, 어느 순간 작은 행동이나 상황이 불씨가 되어 극도의 분노와 충동성을 표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살인이나 강도, 강간 등 충동적 범죄와 연결될 수 있고, 공감능력이 낮기 때문에 어디서든 질투와 분노, 짜증 등 네거티브 감정이 높습니다.

 

거절감은 방치하기보다 상처받은 부분을 치유해줘야 합니다. 아동친화도시 완주에서 전국최초로 아동·청소년 감정치유센터(가칭)“감정놀이터를 조성해보고자 합니다. 기쁨과 분노, 두려움과 슬픔 등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마음껏 표현해보며,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본 기고문은 완주군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홍문기 (완주군청 교육아동복지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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