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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이 품은 이야기] 살구나무 집 2022-04-19

[이 집이 품은 이야기] 살구나무 집

박현수·송부월 부부


곱게 늙어 푸근한 집

마을 끄트머리에 자리한 푸른 지붕의 구옥. 살구나무가 연분홍 꽃을 피운 이 집엔 박현수·송부월 부부와 막내아들이 산다. 부부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을 낳아 기르는 동안 집도 이들의 웃음과 눈물을 지켜보며 곱게 늙었다. 그래서인지 더없이 푸근하다.“풍족하게는 못 키웠어도,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만큼은 가르쳤어. 자식들도 다 컸으니, 이제 더 바랄 것도 없어.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거지. 이 집처럼.”

 

집의 이름이 된 고양이들

아무래도 우리 집에서 밥 준다는 소문이 고양이들 사이로 퍼진 것 같아. 길 위의 삶이 얼마나 고단할지 알기에 모른척 할 수 없어 챙기다 보니 이제는 대식구가 됐지.”상처 입은 길고양이를 발견하고 데려와 보살피기 시작했던 것이 지금은 셀 수 없이 늘었다. 마을사람들은 이집을 고양이네, 고양이 많은 집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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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을 이렇게 쌓아둬야 마음이 부자같아

현수 어르신은 틈 날 때마다 나무를 구해다가 장작을 패는 습관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이렇게 쌓아둬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어. 우리 아저씨는 장작이 조금이라도 비어있으면 불안하대. 그래서 이렇게 부지런히 쌓아놔.”


 


장작을 때는 별채 아궁이

본채는 가스보일러를 쓰지만, 아들이 사용하는 별채는 여전히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한 번 불을 때면 밤새 뜨끈한 구들 덕에 한겨울에도 땀이 난다. 고양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언제든 꽃을 봐야 살겠더라고

겨울에는 영 삭막하고 허전해서 하다못해 시크라멘이라도 피어야 해. 속도 없이 언제든 꽃을 봐야 살겠더라고.”


 

서른살 살구나무는 올해도 꽃을 피우고

마당 한 편에 자리한 살구나무는 아들과 딸이 비봉초등학교에서 묘목을 캐 옮겨 심은 것이다. 어린나무는 아이들과 함께 자라 어느덧 서른살, 지붕을 훌쩍 넘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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