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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고추잠자리2021-11-15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잠자리의 종류는 약 2만여 종이라고 합니다. 그 나름의 이름들이 붙여져 있겠지요. 고추잠자리는 고추의 색과 비유되면서 붙여졌으리라 상상해 봅니다. 많이 보이던 잠자리가 점점 기후변화로 보기힘들어지고, 이로 인해 종의 번식이 늘어나서 갑자기 개체수가 많아지는 종도 생기고 있습니다. 고추잠자리는 앉아 있는 모습보다는 대부분 날씨가 따뜻해진 한낮에 마당을 배회하듯 날고 있는 모습으로 연상됩니다. 마당에는 멍석(요즘에는 보기 힘든 옛 물건이지만) 위에 막 추수한 빨간 고추를 햇빛에 말리고 그 위로 고추잠자리가 날고 있는 것이 우리가 아는 그림입니다. 그렇게 말리는 수고를 통해 우리 식탁에 맛있는 고추의 향이 전달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다른 종보다는 고추잠자리는 낮게 날고 높게 나는 것으로 일기예보의 기능도 우리가 아는 곤충입니다.올해는 이런 모습을 구경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어제는 반팔티를 입었다면 오늘은 긴팔에 두꺼운 잠바를 걸쳐야하는 이상기온으로 예측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갑자기 찾아 온 한파(?)로 고추 수확을 서둘러야 했고, 다른 여름 작물들도 거의 비슷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그에 더불어 살고 있는 곤충들의 고충은 어떠하겠습니까? 적응을 잘 하는 사람들도 갑자기 변하는 기온에 어쩔 줄 모르고 견디고 있으니 말입니다.가을의 따뜻한 햇살을 보기가 쉽지 않았기에 고추 말리는 광경이나 고추잠자리가 나는 모습을 보기 어렵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비가 오는 기간이 많아지니 실내에 검은 물잠자리가 날아 들어오는 모습을 많이 본 해이기도 했습니다. 습한 곳에서, 약간은 어두운 곳을 선호하는 검은물잠자리도 비가 자주 오니 자기가 살던 곳보다는 조금은 좋은 곳(?)을 찾아다녀서 건물 안으로 많이들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모든 것에는 때와 장소가 맞아야 제 모습이고, 과일은 제맛을 내고, 계절에 맞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큰 어려움 없이 한 해 수확을 해야 하는데 점점 그 룰이 엇나고 있습니다. 수확기가 일찍 와서 준비할 여유도 없이 대응해야 하는 것이 일상화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다른 해보다는 유실수들이 잘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가을 햇살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이 자주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작물의 종을 바꾸거나 포기해야 할 상황이 연출될 것 같습니다.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기후변화에 대한 많은 부분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예전처럼 개인의 노력으로 바꾸려고 하지 말고 시스템을 만들어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곤충도 살고 우리도 살 수 있다고 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노력은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자체, 국가가 나서서 함께 해야 곤충도 살고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살 수 있을 겁니다. 해 봅시다.






/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 제 21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소셜굿즈센터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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