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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서 제로웨이스트] 우리 동네 제로웨이스트숍2021-08-11

[완주에서 제로웨이스트] 우리 동네 제로웨이스트숍



가치는 가득 담고 쓰레기는 없는 가게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는 생활 속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사회운동이다. 1990년 후반 등장한 이후 최근에는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밀폐용기를 가져가 음식을 포장하는 모습이나 개인 텀블러를 이용하는 모습은 이제 특별한 일도 아니다.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궁금하다면 멀리에서 찾을 필요 없다. 완주에서도 고산면을 비롯해 이서혁신도시에 제로웨이스트숍이 생길 예정이고, 사용자를 찾아 돌아다니는 제로웨이스트숍 용기낸 트럭도 있다.

 

NO플라스틱, 포장

고산 아리송 우리마을회수센터&담아가게

 

지난 평일 고산미소시장 내 위치한 우리마을회수센터&담아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소한 제품들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 비닐패키지에 포장되어 팔리는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은 철제 통에서 각자 떠갈 수 있도록 구비되어 있고, 빨래 및 주방세제 역시 각자 필요한 만큼 따라갈 수 있도록 통에 담겨 있다. 베이킹소다 가격이 1g2, 1kg2,000원이니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다. 공간 한 편에는 대나무로 만든 칫솔도 있고 플라스틱 튜브를 쓰지 않은 고체 치약, 식물수세미를 말려서 만든 천연수세미도 있다. 가게 이름에서 눈치 챌 수 있듯 이곳은 아리송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제로웨이스트숍이다.



고산미소시장에 위치한 '우리마을회수센터&담아가게'의 내부. 개인용기에 담아갈 수 있는 세제와 각종 친환경 제품을 판매한다.


이곳은 노플라스틱, 무포장을 지향하는 제품 판매 외 지역 내 자원을 모아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폐건전지, 우유팩, 계란판, 양파망, 아이스팩 등 가정에서 소비 후 나오는 자원들을 모아 면사무소에 가져다주고 자원을 바꿔 얻은 휴지 등은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 계란판이나 양파망은 필요한 소농들에게 다시 돌아간다. 일명 뽁뽁이로 불리는 포장지도 모으고 있는데 모은 뽁뽁이는 인근 고산우체국에서 활용한다.

이들의 활동은 2017년 고산미소시장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 장터에서 시작됐다.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아이스팩과 종이봉투를 가져오면 종량제 봉투와 자투리 천으로 만든 파우치로 바꿔주는 방식이었다. 모은 아이스팩은 인근의 음식점으로, 종이가방은 장터에 참여한 셀러들에게 돌아갔다. 한 곳에서는 나무상자에 담긴 친환경 감자나 호박 같은 농산물을 소비자들이 신문지나 종이봉투에 넣어가는 방식의 농산물 담아가게를 운영했다.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아리송협동조합 정소라 이사는 “‘담아가게알맹이만 담아간다라는 뜻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의 의미를 담고 있다그동안 장터를 운영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 뒷정리를 할 때 나오는 쓰레기였다. 장터의 슬로건이 제로웨이스트였기에 비닐 없는 장터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쓰레기양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첫 제로웨이스트 장터 이후 미소시장에서는 여러 차례 일회용 없는 장터, 안 쓰는 그릇을 판매하거나 물물교환하는 고산이야기장을 꾸준히 기획하며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아리송협동조합의 주도하에 시장 내 우리마을회수센터&담아가게가 문을 연 것이다. 문을 열고 시간이 흐를수록 초창기에 비해 사람들의 방문도 늘어가고 있다. 한 여성 단골은 대나무 칫솔을 처음 구매한 뒤 계속해서 재구매를 한다. 평소에 쓰던 플라스틱 칫솔보다 사용감에 있어 불편할 수 있지만 그는 쓰다 보니 익숙해져서 괜찮다고 말한다.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해 습관이 되어가는 좋은 예이다. 정 이사는 이분처럼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거 같다. 불편함을 익숙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환경을 생각하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내부에 은박이 접합된 종이팩인 멸균팩을 모으고 있다. 멸균팩의 비닐과 은박지는 파이프로, 나머지 펄프는 종이 타월로 재활용된다.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개념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은 대중화되지는 않은 것이 현실. 정 이사는 그 문턱으로 가격적인 면과 불편함을 꼬집는다. 하지만 그는 일반 대형마트에서 1+1로 구매하면 훨씬 저렴할 수 있고 더 편하게 사용가능하지만 그래도 친환경 제품의 사용은 시도해 볼 만하다. 친환경 제품이 예전보다 질이 좋아졌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을 정도의 경지에 올라왔다. 제품의 질을 의심하지 말고 우선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 회수센터를 시작할 때 시장에서 자원을 선순환한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지역의 자원을 시장 안에서 소비자들과 상인들이 선순환하는 구조가 이뤄졌으면 한다. 아직 제로웨이스트숍에 대해 낯설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편안하게 들러서 이런 제품도 있네라는 호기심과 환경에 대한 의심만 가져가도 큰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돈도 벌면 좋겠지만 가치를 조금 더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정보]

운영시간_ ~금요일 오후 12~5/ 토요일 오전 11~오후 6(·월요일 휴무)

문의전화 010-8262-8593


    


찾아가는 제로웨이스트숍

같이 걷는 길의 용기 낸 트럭 gram’

 

지난 토요일 오전, 완주로컬푸드해피스테이션 모악산점 앞. ‘용기 낸 트럭문구가 적힌 트럭 옆 가판대 위에는 삼베로 만든 마스크부터 천연수세미, 고체 치약 등 친환경 제품들로 가득했다. 이곳은 공동체 같이걷는길이 운영하는 용기 낸 트럭 gram’으로 지난 710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들은 격주 주말마다 전북삼락로컬마켓, 봉동 둔산공원 등 완주 지역을 돌아다니는 중이다. 용기 낸 트럭에서는 친환경 제품 판매 외에도 주민들이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플라스틱 병뚜껑이나 아이스팩을 모아서 가져오면 대나무 칫솔로 교환해주는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은 텀블러나 도시락통을 사용하는 등산객에게 대나무 칫솔을 나눠줬다.




같이걷는길 최한별(30) 대표는 트럭을 통해 사람들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일부 학계에서는 개인의 노력이 환경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지만,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소에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것 대해 불편함을 느껴 제로웨이스트숍을 생각해냈다. 또한 올해 지역창업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사업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현재 캠페인 증정품 등을 지원받고 있다. 지원기간은 올해로 끝이 나지만 활동은 지속할 계획이다.

최 씨는 앞으로 트럭을 가지고 곳곳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려 한다. 이밖에 원데이 클래스나 쓰레기 없는 플리마켓을 열어서 쉽게 다가가고 싶다. ,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로웨이스트숍이 아닌 일반적인 마트에서도 비닐포장을 줄이거나 소분해서 담아갈 수 있는 체계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환경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

운영시간_ 격주 주말마다 오전 930~오후 12/ 오후 130~오후 4

인스타그램_ gram_bravetruck

* 장소 및 시간 변동사항은 인스타그램 공지란 참고

 

이서 혁신도시에도 9월중 문 열어요

이서 제로웨이스트숍이 오는 97일 문을 열 예정이다. 이날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지정한 푸른 하늘의 날이다. 숍은 전북삼락로컬마켓 2층 도깨비마켓 내에 자리한다. 사회적협동조합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이하 완사넷)는 이를 위해 지난 5월부터 공유경제 교육, 주민 간담회 등 다양한 주민참여 행사를 통해 제로웨이스트숍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파악했다. 현재는 제로웨이스트숍 운영 구성원 등을 조직화하는 단계다. 완사넷은 또한 공공기관 기부데이사업을 통해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에서 기부받은 물품을 8월 중 세 차례에 걸쳐 전북삼락로컬마켓 1층 야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행사 수익금은 이서 제로웨이스트숍 구축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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