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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의 완주이야기 54] 봉동읍(鳳東邑) 은하리(隱下里) 2018-12-04

[이승철의 완주이야기 54] 봉동읍(鳳東邑) 은하리(隱下里)

봉동읍(鳳東邑) 은하리(隱下里)


은하리(隱下里)! 글자 그대로라면 아래에 숨었다이나 세 가지 생각이 나는데


첫째, 고려의 삼은(三隱) 즉 목은(牧隱)-포은(圃隱)-야은(冶隱) 선생이 떠오른다. 목은(牧隱) 이색(李穡13281396)은 한산 이씨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13371392)는 영일정씨 야은(冶隱) 길재(吉再:13531419)는 해평길씨이다. 목은은 숨어 짐승이나 치겠다는 뜻, 포은은 숨어서 밭농사나 하겠다는 뜻, 야은은 숨어서 대장간이나 하겠다는 뜻인데, 은하리는 이런 충신·학자·절신이 살만한 고장이란 의미를 지녔다.


 둘째, 학수천년 불식사어(鶴壽千年 不食死魚:1,000년을 살아도 죽은 고기를 먹지 않음)이라 했다. 봉실산(鳳實山·鳳室山)에 학림사(鶴林寺)가 있으니, 은하리와 아주 잘 어울리는 절 이름이다. 봉실산이라 했으니 봉황은 어떤가? ‘만 리를 날아도 오동나무가 아니면 쉬지 않는다(鳳飛萬里不休非梧:봉비만리불휴비오)’고 했다. 은하리는 봉()과 학()을 안고 산다. 이중환이택리지(擇里志)에서 사람 살기 좋은 곳 중 두 번째가 봉동이라 했는데, 봉동에서 그 첫째가 은하리라는 말이 된다.


셋째, 근대 인물로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윤건중(尹建重) 선생을 빼놓을 수 없다. 1공화국 이승만 대통령이 전주 남노송동 셋방살이를 불러 농림부장관을 시켰다. 전북대학교에서 강의도 했으며, 농기구공장을 경영한 실업인이다. 봉동 주민이 다 아는 봉상산업조합(鳳翔産業組合)을 열어 생강 농사로 민족자본을 일으킨 선구자이다. 독일에 유학 경제학을 공부한 학자다. 내년이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당시 독립자금 10,000만을 보내고 경찰이 뒤를 밟자 상해에 건너가 구국운동을 했다. 전주서문교회에서 김인전 목사와 신앙생활을 함께 했으며, 그때 신랑은 양복에 신부는 드레스를 입고 신식혼례식을 한 선도자이기도 하다. 근대 인물로는 류영렬 전 완주 군의회 의원. 봉서초등학교 11, 완주중학교 17, 전주신흥고 18회 졸업생, 전주시청·전북도청 근무, 내무부 지방세제국 집무, 부안군 부군수 겸 군수 권한대행, 전라북도 의회운영 전문위원을 했다. 호는 우림(愚林) 조용히 기다리며 산다. 전엔 부군수 승진해 군수가 되면 성주(城主)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은 지방자치로 부시장·부군수는 그냥 도태(?)되는데 한국 관계의 맹점(盲點)으로 보인다.



추동의 추수경 장군 묘. 뒤에 보이는 산이 봉실산.



! 능력으로 봐 애석한 일이다. 이병우(李炳雨)씨가 안내한 생강 굴이 훌륭하고 강연하기 좋은 시설이 많으며, 교통이 편리하고 공업지대가 가까워 이제 숨어 지낼 은하리가 아니라 으뜸도시 완주의 단꿈이 익어가는 고장으로 추동 추수경 장군 묘를 둘러 본 이마다 이래서 훌륭한 자손이 나와야 한다고들 한 마디씩 한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비문을 지었다.



/이승철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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