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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스타를 소개합니다] 비봉 월촌마을 길고양이2018-12-04

[우리마을 스타를 소개합니다] 비봉 월촌마을 길고양이

[우리마을 스타를 소개합니다] 비봉 월촌마을 길고양이

길고양이의 보은



2017년 용진의 아파트에서 비봉 월촌마을 주택으로 이사했다. 처음 집을 방문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집에는 많은 고양이들이 돌아다녔다. 무더웠던 여름 날, 처음 본 고양이 수는 10마리. 어렸을 때 이후 성인이 되고 애완동물을 키우지도 키울 마음도 없었기에 마음 한편에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집에 출입하지 못하게 할 이유도 없었기에 공생 아닌 공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전 집 주인은 고양이에게 정기적으로 사료를 주며 키운 듯 했고 마을 주민들 또한 각자의 집에 출입하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었다. 고양이들은 마을 입구부터 집까지 들어오는 길에 서로의 영역을 설정한 듯했다. 시간이 지나자 고양이들이 생김새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길고양이 중 필자의 집에 거주하는 고양이는 현재 3마리. 어미 고양이 1마리와 그 새끼 고양이 2마리가 놀고먹고 있다. 하얀색의 어미 고양이는 이사초기 때부터 필자를 어려워하지 않았다. 문 밖에서 아침저녁으로 필자를 기다렸다. 반면, 새끼 고양이는 필자가 숨어서 먹이를 줘도 필자가 사라짐을 확인한 후 먹이를 먹기 시작했다.


길 고양이의 수명은 대략 5년 정도다.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관리를 받으며 병원치료나 음식 등을 조절해주기에 더 오래 생존할 수 있지만 길 고양이들은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되기에 수명이 더 짧다. 지금의 고양이들 이외에도, 올해 초에는 암컷과 수컷의 성인 고양이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고양이가 성장 해 부모를 떠나 독립을 한다고 하는데 그런 것인지 아니면 혹여 사고가 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애완동물은 아니지만 길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몇 가지 재밌는 일들이 있다. 매일 먹이를 잘 주지는 못했지만 정기적으로 먹이는 줬다. 그것이 고마워서인지 가끔씩 작은 쥐를 물어온다. 아들 대원이는 장난감처럼 막대기로 건드려보고 아내 미덕 씨는 빨리 치워 달라고 한다. 먹이가 부족했으면 식량으로 먹었을 텐데 기특하게도 쥐를 앞에 놔두고 지켜보는 모습이 재밌기도 했다.





또한 집이 산 바로 밑에 있어 벌레와 지네, 뱀 등이 나오기도 한다. 고양이들이 가끔씩 뱀도 잡고 지네도 잡는 모습을 보며 그 이후부터는 조금은 정성스럽게 사료를 주고 있다. 집안에 지네가 들어와 방역부터 모기장까지 많은 준비를 했는데 고양이가 일부분 집 지킴이를 하고 있다.


이제는 가끔씩 놀러오는 길고양이를 제외하곤 3마리의 고양이가 정규적으로 집에 거주하니 아들 대원이가 고양이를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지고 있다. 고양이 밥을 주러 나가자고 하기도 하고 과거에는 고양이를 보면 도망을 다니더니 이제는 ! 저리가!’ 하며 밀어내기도 한다. 물론 필자 부부는 길고양이들을 데면데면하고 있다.


길고양이들이 대원이의 모래놀이터로 만들어 놓은 모래더미에 배설을 한다. 또한 빨래가 잘 마를 수 있는 데크에서 낮잠을 자기도 한다. 필자의 가족은 불편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길고양이들과 앞으로도 함께 하고자 한다.


길고양이와 동거를 하기로 한 현재, 숙제가 남아 있다. 아들 대원이가 아직 정확한 단어를 구사하지 못하여 몇 년 동안 함께한 길고양이들의 이름을 지어주지 못하였으며 대부분 겨울에 얼어 죽을지도 모르기에 어설프더라도 작은 집을 제공해주는 일이다.


월촌마을에는 많은 길고양이들이 살고 있다. 사람들 속에 어울려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마을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고양이들이다. 길 고양이 문제는 도심지에서는 소음과 환경적인 문제로 위험한 존재로 인식, 중성화와 안락사 등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 마을에서는 마을을 보호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다.

 

모래놀이터에 똥만 싸지 않으면 좋겠다



/마을기자 강민수(흙건축학교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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