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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너머 위봉마을] 고향 지키는 허윤석 이장2018-06-04

[고개 너머 위봉마을] 고향 지키는 허윤석 이장

[고개 너머 위봉마을] 고향 지키는 허윤석 이장

 

사랑하면 보이는 것들

 

마을역사, 전설 해박한 척척박사

언젠가 마을내력 다 기록해 놓을 것



위봉산성은 조선시대 때 유사시 전주성 경기전에 있는 태조 어진을 모실 목적으로 세운 피란터야. 방어용. 그래서 성벽의 돌들이 작어. 여기는 산봉우리마다 누각이 있었어. 53년도까지 거기서 놀기도 했지. 이 마을도 산성을 쌓으면서 생겼어. 위봉산성 쌓으려고 7개 군의 사람들이 동원됐어. 전라북도 다 동원되었다고 봐야지. 일하러 왔다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생긴 마을이야.”



위봉마을 소개 표지판 뒤로 조만간 개관을 앞둔 체험센터가 보인다.



위봉마을 체험센터가 건립되는 현장 앞에서 허윤석(71) 이장을 만났다.


위봉마을에 있는 유적 관련해서 체험센터가 건립중인가 보네요?”

이 한 마디에 마을에 관한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동학혁명 때 위봉사에 태조 어진을 모신 일부터 시작해 위봉마을의 역사, 마을에 있는 자연물의 전설까지. 그야말로 이 마을의 척척박사. 그의 눈빛과 손짓에서 마을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책에도 나올까 말까 한 이야기들이 구술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났다


 

위봉마을체험센터 앞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는 허윤석 이장.



“74년도에 군대 갔다 와서 보니 아버지가 나이가 많아서 농사일을 못하시는 거야. 자식 된 도리로 이곳에 정착해서 같이 농사짓고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 사회진출을 해야 되는데.(웃음) 부모님께 참 감사해. 그분들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의 부모님은 전주 팔복동에 살다가 해방 이후에 위봉마을로 왔다. “9남매 중에 여덟째인 나를 여기서 낳았어. 48년에. 태어난 지 3년 만에 6.25가 일어났어. 그 난리 통에 얼마나 힘들었겠어. 먹을 것이 없었잖아. 내가 모유를 못 먹고 컸어. 우유도 없었잖아 그때는. 쌀도 없지. 뭐 설탕 이런 것도 없지. 그때는 보리에다가 물만 타서 먹었어. 인민군들이 전부 여그 운장산에 주둔해있었어. 인민군들이 가정에 와서 곡식도 털어가고 그랬어. 안 그래도 먹을 것이 없는디. 그 시절에 배고파서 얼마나 울었겠어. 어려울 때라 젖도 못 얻어 먹인단 말이야. 그런 세상에서 나를 살린거여. 그런 생각에서 나이 많으신 부모님들 일하는 거를 차마 못보고. 우리 형제가 남자 셋 빼고는 다 여자야. 일할 사람이 없는 거야. 땅덩이는 크지. 지금은 기계라도 있지 옛날에는 없었어. 부모님 생각해서 같이 농사짓고 그랬지.”


고등학교까지 다닌 사람은 형제 중 그가 유일하다. 형님들은 초등학교까지 밖에 못 다녔다. “공부한 사람이 그래도 부모 심정을 알잖애. 어렵게 태어나서 안 죽고 살고. 그래서 정착을 한 것이 지금까지 기여.”


부모님의 키워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함으로 이어진 위봉마을과의 인연이 지금에까지 이르렀다는 허윤석 이장.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마을을 두르고 있는 산을 포함한 지리적 명칭도, 마을의 역사적 유물도, 마을의 전설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사랑하면 보이고사랑하면 알게 된다.’ 게다가 그는 단지 아는 것을 넘어 그 사랑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오성한옥마을서부터 저 위봉폭포까지 오토바이 타고 다니며 6년간 도로 변 쓰레기를 주섰어. 그래서 깨끗해 도로가. 한 달에 두 번. 최근에는 4월 초파일 전날 주섰어. 한번 주스면 한 포대 반 씩 나와. 걸으면 못 줍잖아. 그래서 오토바이 타고 내려가면서 한쪽, 올라가면서 한쪽. 그렇게 해서 비니루나 실조각 하나 없지. 안하면 쓰레기 그대로지.”





마을을 사랑하는 그에게는 꿈이 있다

 

어느 정도 좀 한가해지면 마을 전체의 내력을 기록으로 써놓으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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