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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너머 위봉마을] 손주 육아에 푹 빠진 이달묵 씨2018-06-04

[고개 너머 위봉마을] 손주 육아에 푹 빠진 이달묵 씨

[고개 너머 위봉마을] 손주 육아에 푹 빠진 이달묵 씨

 

여섯 살 손자가 이제 서울서 살기 싫다네

 

서울 둘째딸 아이들 맡아 키워

마을서 유일하게 아이들 있는 집

 

 

위봉마을의 유일한 아이, 박주윤(3)과 재윤(6). 오빠 재윤이는 평일 아침 통학버스를 타고 어린이집에 간다. 아침밥을 먹은 주윤이는 10시쯤 되면 집 앞 마당에서 할머니와 논다.

 

저는 애기 저렇게 내버려 둬. 맨발로 앞마당을 헤집고 다니기도 하고 집에 들어오면 옷도 훌렁 벗고 다니는데 그냥 그렇게 둬.”


이달묵(61) 씨는 손주들 키우는 맛에 산다.




할아버지 할머니 밭에서 노는 아이들.



우리는 그냥 자연에서 이렇게 키워. 눈 오는 날은 눈밭을 기고 눈 집어서 먹기도 하고. 할아버지 나락농사 짓는데 애기도 갈퀴 들고 벌리면서 같이 말리고. (웃음) 얼마나 웃긴지. 큰 애가 하는 말이 지 엄마 사는 서울서 살기 싫대. 여가 좋대. 왜인지는 나도 몰라.”


딸만 넷을 둔 이달묵 씨. 서울에서 둘째까지 낳고 시댁이 있는 이곳 위봉마을로 내려와 셋째, 넷째를 낳고 키웠다.


시댁 어머니가 아프셔서 내려왔는데 우리가 오자마자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어. 시할머니와 시아버지 모시고 애들 키우면서 살았어. 닥치는 대로 일만 했지. 그때는. 삯 받으면서 남의 집 일도 하고 그랬어. 애들도 키워야 되니깐. 지 엄마 힘든 것을 알았는지 우리 애들은 사춘기가 없었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다들 착하게 컸어.”


그렇게 자란 딸들은 성인이 된 후 이달묵 씨의 듬직한 버팀목이 되었다.


우리는 딸들 가족이랑 1년에 한두 번씩 해외여행도 가고 그래.” 전화도 자주한단다. ‘엄마 나 어디 왔어. 뭐 먹어.’ 이러니 딸들이 안 예쁠 수가 없다.


이 사진은 네 딸들 와서 농사일 도왔던 때 찍은 거야. 마당에 30년 넘게 살았던 집이 있었는데 지금 이 집으로 새로 지은거야. 5년 전에. 사위들이 많응께. 잘 데가 있어야지.”


이 시대의 어머니. 자식 키우랴 부모 모시랴 밤낮없이 일했던 젊은 날. 지금도 당신이 먹고 지낼 정도의 텃밭을 가꾸면서 일을 쉬지 않는다.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 싫어 꾸준히 자기 몫의 일을 하고 있다. 3살 손녀를 돌보면서도 남편 정정구(60) 씨와 교대해 밭일을 계속하는 이달묵 씨.


박재윤, 주윤 남매가 눈밭을 뒹굴고 있다.



내 팔자지 뭐. 행복이 뭐 별거 있간디. 행복은 내 손안에 있는 거지. 건강이 제일 최고여. 돈 아무리 많이 벌어 봤자 병원에서 그러고 있으면 다 소용없어. 주위에서 찾는 거여. 행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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