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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서 행복해] 구이면 8남매 김동운·김삼례 부부2017-12-04

[많아서 행복해] 구이면 8남매 김동운·김삼례 부부

구이면 8남매 김동운·김삼례 부부

우리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싫어요

 

간혹 다 낳았느냐조심스레 물어와

그 많은 빨래도 함께 개면 10분 만에 끝


 

1128일 오후 7시 구이면 백여리 한 주택. 7시가 넘어가자 합기도 학원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집에 돌아온 다섯째 반석이까지 다 모였다. 하나, , , . 서로 꼭 닮은 아이들이 모두 여덟이다. 그렇다. 김삼례(45)·김동운(55)씨 부부에겐 자식이 모두 여덟이다. 부부까지 합치면 열 명인 셈이다.

 

자녀들을 소개하자면 부모 다음 절대권력 첫째 지은이가 18, 둘째 지애가 17, 셋째 지아가 15, 넷째 지수가 13, 집안의 유일한 아들인 반석이가 11, 여섯째 가은이가 9, 일곱째 예은이가 6, 막내 성은이가 4세다.


처음 저희 가족을 보면 자녀를 다 출산하셨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는 사람도 있어요. 처음에는 당연한 걸 왜 묻지싶었는데 아이들이 적지 않다보니 입양이나 재혼가정 등으로 생각하시는 거 같더라고요. 제가 다 낳았어요. 아이도 낳아보니 별거 아니에요.”





다 내가 낳은 자식이라며 유쾌하게 웃는 삼례씨. 엄마는 슈퍼맨이라고 하지만 삼례씨는 그 슈퍼맨을 뛰어넘는 울트라 슈퍼맨이다. 역설적이게도 아이들을 길러내는 그 힘이 아이들에게서 나온다니 자식은 참 신기한 존재다.


큰애를 낳았는데 너무 예쁜 거예요. 내 자식이지만 신생아인데도 어쩜 저렇게 예쁘나 싶었어요. 그때 다섯은 낳아야겠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낳다보니 여덟이 됐네요.(웃음)”





첫째와 둘째는 부모의 표현에 의하면 실험적 교육과정을 경험했다. 10대 시절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않고 스스로 검정고시를 본 뒤 하고 싶은 공부를 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있는 공부를 하길 원했죠. 영어를 백점 맞아도 말을 못하는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어요. 우리 애들은 영어 문법은 초등학생 수준이지만 외국인 말을 알아들을 수 있고 스스로 영어에 흥미를 갖고 활동을 해요. 책상에서 공부만 한 아이들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어요.”


첫째 지은양은 이날 대학교 1차 면접을 다녀왔다. 면접장에서 가장 어린 나이였지만 떨지 않고 차분하게 하고 왔다고. 지은양은 중학교 때는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땄고 동양자수도 배웠어요. 창업교육도 받아보고 영어 동아리도 만들고요. 다만 아쉬운 건 학교에만 집중된 정책이 많아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겐 동일한 기회가 안 주어진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아이 낳기를 권하는 사회임에도 다둥이 가족들이 살기에는 퍽퍽하다. 실제 아이들의 교육적인 면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방문교육도 집이 외진 곳에 있어서인지 받기가 쉽지 않다. 또 자녀가 셋인 가정과 자녀가 여덟인 가정은 좀 더 다른 지원이 필요하지만 다자녀라는 큰 틀에 묶여 동일한 지원을 받는다는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오히려 어릴 땐 양육비가 적게 들어갔죠. 그런데 애들이 커가면서 교육비는 상상을 초월해요. 그걸 부모로서 다양하게 해주지 못하니 힘들죠. 입양이나 위탁가정은 사회적으로 존경도 받고 지원도 받는데 정작 다둥이 가족들은 비난을 받고 비참할 때도 있어요. 내년에 막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 아내는 일자리를 가져야 해요. 그런 부분에서 제도적으로 힘든 부분들이 많죠.”(아빠 동운씨)


지은양은 동생들에게는 좋은 언니, 누나이자 때로는 엄마아빠보다 무서운 존재다.


동생들이 오히려 부모보다 첫째를 무서워해요. 예전에 다섯째 반석이가 그림일기를 그렸는데 무서운 표정으로 효자손을 들고 있는 큰 누나가 그려져 있었어요.(웃음) 매일 아이들이 싸우고 혼나는 것이 일상이지만 서열은 있어요. 집에서 장녀로써의 권위를 세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여섯째 가은양은 큰 언니가 제일 좋다. 가은양은 우리 집에서 큰 언니가 제일 좋아요. 폭력적이긴 한데(지은: 나 비폭력적인 사람이야!) 치울 건 언니가 다 치워요라고 말했다.





다둥이어서 좋은 점도 많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집안일도 척척이다. 당연히 부부의 부담은 그만큼 줄었다.

 

애들이랑 빨래를 개면 그 많던 것도 10분이면 끝나요. 큰 애들이 하는 걸 보고 자연스레 작은 애들이 배워서 네 살 막내도 자기 옷을 개더라고요.”(엄마 삼례씨)


혼자 있는 걸 무서워하는데 우리는 혼자 있을 틈이 없어요. 학교에서 우리가족을 소재로 연극 발표를 하기도 했어요. 저는 그때 둘째 언니 역할을 했어요.”(넷째 지수)


집에서 아빠 빼고 저만 남자라 제 장난감은 저만 가지고 놀아요. 남동생 낳아달라고 조르기도 했어요.”(다섯째 반석)


혼자 있을 틈이 없지만 오히려 그 북적거림이 좋다는 가족들. 넷째가 쐐기를 박는다. 가족이 많아 좋은 점은 바로 이런 거라고.


우리는 형제들끼리 돈 십 만원씩만 모아도 벌써 팔십 만원이에요. 조금씩만 모아도 큰 돈이 돼요!”


구이면에 사는 김동운·김삼례 부부가 여덟명의 자녀와 함께 카메라를 보고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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