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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서 행복해] 봉동읍 4남매 김은정·이훈재 부부2017-12-04

[많아서 행복해] 봉동읍 4남매 김은정·이훈재 부부

봉동읍 4남매 김은정·이훈재 부부

애들이 늘수록 삶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아이들끼리 알아서 잘 지내며

자연스레 제몫 나누는 법 터득

그래도 기념일은 다 못 챙겨




저는 이정토입니다. 올해 11살이고, 동생은 이정산, 이슬, 이정운이에요. 저희 이름은 여동생인 슬이 빼고 다 아빠가 지어주셨어요.”


봉동에 살고 있는 김은정(32)·이훈재(42)씨 부부의 첫째 정토(11)군은 학교가 끝나면 둘째 정산(9)이와 함께 태권도 학원에 간다. 한바탕 몸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집으로 돌아갈 시간. 태권도가 끝나는 때와 슬(7)이와 정운(5)이가 유치원을 마치는 시간이 겹친다. 엄마가 부탁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정토가 제가 데리고 올라 갈게요하고 먼저 동생들을 챙긴다.


동생들하고는 같이 놀기도 하고, 따로따로 놀기도 해요. 동생들이 놀아달라고 귀찮게 할 때는 가끔 짜증나기도 하는데 그래도 처음 여동생이 태어났을 때 기뻤어요.”



김은정·이훈재 부부와 왼쪽부터 이정토(11), 정운(5),  정산(9), 슬(7) 사남매가 집 주변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은정씨 부부는 2007년 친구의 소개로 만나 만난 지 7개월 만에 결혼했다. 남편의 고향인 완주로 함께 내려왔고 같은 해 정토가 태어났다. 이후 은정씨는 넷째 정운이까지 4남매를 둔 다둥이 엄마가 됐다.

 

저는 많은 것도 아니더라고요(웃음). 아이들이 많아서 좋은 점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지낸다는 거? 첫째 혼자였을 때 아이에게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아이가 많아질수록 제 생활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이들끼리 잘 놀더라고요.”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4남매는 일상 속에서 서로를 챙기고, 때론 양보하며 함께 지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장난감, 음식, 부모님의 사랑도 형제와 나눈다. 제 몫을 누군가와 나누는 법을 자연스레 익힌 것이다.


아이가 많아서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등 기념일을 전부 챙기지는 못해요. 그러다보니 아이들끼리 알아서 서로 잘 챙겨요. 지난번 정운이 생일 때는 동생이 경찰차, 굴삭기를 좋아한다고 정토랑 정산이가 용돈을 모아뒀다가 선물을 사주더라고요.”


아빠 훈재씨도 바쁘지만 시간 날 때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다. 정운이를 낳고 나서는 아내의 산후조리를 돕기도 했다. 은정씨는 아이 넷과 매일매일 정신없이 지내면서도 막상 한 명이라도 없으면 허전한 것이 기분이 이상하다고. 이들 가족은 함께 살을 맞대고 부딪혀가며 부모도, 아이도 그렇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아빠 훈재씨는 바쁘지만 시간 날 때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다.



정토랑 정산이는 체형이 달라 옷을 물려주지 못해요. 정산이 옷을 바로 정운이에게 물려주는데 슬이는 혼자 여자라 챙길 것이 더 많아요. 육체적으로 힘든 남자애들과 달리 딸아이는 여리고 세심하니 어렵네요. 처음에는 간식도 제가 분배해줬는데 이제는 자기들이 알아서 나눠먹어요.”


아무리 아이들이 스스로 잘 한다지만 챙겨야 할 것은 끝이 없다. 외출도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이가 하나둘 늘어나자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레 친정아버지가 직접 완주로 내려와 손주들을 만난다.


저는 무남독녀 외동딸이고, 남편은 5남매예요. 남편은 가끔 슬이 혼자만 여자니까 여유만 있으면 딸아이 하나 더 갖고 싶다고 해요.”


그러자 정산이가 엄마, 우리도 5남매하면 안 돼?”하고 묻는다. 그러자 은정씨는 더 이상의 동생은 바라지마(웃음). 더 힘들어져. 장난감도 2개 사줄 거 1개 사줘야하는데 괜찮겠어?”라고 되물었다. 이에 단호히 안돼라며 포기하는 정산이.



셋째 슬이는 둘째 정산이와 특히 죽이 잘 맞는다.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슬이가 재빨리 손을 들고 사랑해요라고 말한다. 정산이는 의젓하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 모습에 은정씨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가끔은 아이들에게 풍족하게 못해주는 것이 속상할 때도 있지만 밝고 착하게 자라니 그게 행복이에요. 아이들이 지금처럼 우애 깊게,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로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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