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칼럼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품앗이 칼럼

> 시골매거진 > 품앗이 칼럼

[숟가락 일기 7] 일본 모험놀이터 탐방기 12017-10-11

[숟가락 일기 7] 일본 모험놀이터 탐방기 1

일본 모험놀이터 탐방기1

우리의 놀이를 방해하지 마세요



숟가락의 식구들이 일본 답사를 다녀왔다. 831일부터 93일까지 34일 동안의 빡센일정이었다. 우리가 보고 느낀 것들이 너무 아까워 함께 공유하고 싶다.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모험놀이터, 나무로만 만들어진 장난감 박물관,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국제어린이 도서관 등 우리의 여정을 소개한다





모험놀이터란?

모험놀이터1943년 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북유럽 덴마크에서 시작됐다. 건축가인 소렌센 교수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했는데 아이들은 번듯하게 만들어 놓은 놀이터 보다 어른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공사현장이나 폐자재 적치장 같은 곳에서 더 신나게 논다는 것이다. 이런 착상으로 수도 코펜하겐 교외에 앤드랩 폐자재 놀이터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폐자재를 이용해 기지를 만들고 성채를 세우고 동물을 기르는 오두막을 만들었다. 각종 공부가 상비되어 있고, 한명의 플레이 리더가 아이들의 놀이를 돕는다.

 

일본에서도 1975모험놀이터혹은 플레이파크라 불리는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책임으로 자유롭게 논다는 취지를 제안하고 불필요한 금지나 제약이 없이, 어린이가 다양한 놀이에 도전하고, 모험할 수 있는 놀이터다. , , 흙 외에 각종 도구나 공구류가 놀이도구로 상비되어 있다. 그 아이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극 그 아이의 손으로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놀이터다. 일본에서는 1979, 도쿄 세타가야 구의 하네기 공원 내에 만들어진 모험놀이터가 시작이었다. 2016년까지 약 400개의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모험놀이터는 상근하는 플레이 워커가 있으며 아이들의 놀이를 지원한다. 대부분 활동단체가 주민을 주체로 운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놀이사고에 관한 책임을 행정에서 감당할 수 없어 놀이터가 지속되는 것을 보장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아이가 자라는 것은 지역이다. 불만을 터뜨리는 것도, 만들어 달라 요청하는 것도 지역이기 때문에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아이들을 위한 환경에 대한 공감을 만들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린이 놀이터 국제심포지움자료: 모험놀이터의 실천 . 2016.5.26.>







위험 속에서 도전을 배우는 놀이터

모험 놀이터에 있는 모든 지붕에는 아이들이 올라가 있다. 계단도 없고, 기둥 중간에 발판 하나만 있었다. 나도 올라가는데 끙끙댔다. 어떻게 올라갔을까? 밑에 초등학생 동생들을 그런 누나, 형들을 올려다본다. "나도 저기 올라가고 싶다!" 칼을 갈고 있는 교복입은 중학교 형 옆으로 아이들이 모여있다. 불꽃이 번쩍 번쩍 튀는 옆에서 아이들은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나도 칼 갈아보고 싶다!" 본부 바로 앞에는 공구함이 있어 망치, 톱 등이 걸려있다. 그 앞에 작업대와 옆에 각종 목재들 등 재료들이 있다. 5세가 된 우리 아이들도 어느 새 망치로 못을 박았다 뽑았다 한다. 손 한번 다치지 않고 뛰어난 집중력을 보이며 열중하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가 위험하다고 막았던 것이 미안해졌다.

 

갑작스레 위험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끝도 없는 불안이 우스워졌다. 우리가 안전에 대해 물었을 때 플레이 워커는 답했다. “친절하게 만들어 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기 능력을 알기 때문에 능력만큼 도전한다. 예를들어 지붕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어 주지 않아요. 계단이 있다면 너도 나도 올라가 어린 아이들이 다칠 수 있죠. 하지만 어렵게 해 놓으면 자기 수준에 맞춰 도전하게 되고 안전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게 되거든요


도전과 위험과 함께 온다. 위험하다고 도전을 막을 것인가? 적절한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도전이 시작된다. 위험도 아이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끊임없이 자기의 안전한 수준을 찾고, 감수할 수 있는 위험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찾아내게 된다. 그것은 절대 말로 이루어 질 수 없다.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 감으로 터득하게 될 것이다. 지금 어른들이 말하는 안전은 아이들의 도전을 가로막고 있는 큰 장애물일지도 모른다.


 

더러워도 괜찮아. 뭐든 해봐도 괜찮아.

인터넷 상에 찾아본 모험놀이터의 모습은 거지소굴이었다. 가서 직접보니 정말 그랬다. 아이들이 무엇이든 만지고, 만들고, 뒹굴고, 기어오른다. 각종 놀이기구들은 번듯한 것이 하나 없이 죄다 합판으로 만들고 색도 조악하다. 그런데 웬지 편안했다.





곳곳에 합판으로 만든 장 같은 것이 보인다. 그곳에는 쓰다 버린 것인가 의심스러운 바닥이 시커멓게 탄 냄비들과 식기가 보인다. 버젓이 중학생 식기라고 쓰여있다. 불을 해서 밥을 해 먹는다고 한다. 불을 지피는 것도, 솥을 걸어 친구들과 밥을 해 먹는 것도 우리에겐 너무 낯설다. 한쪽에는 수도가 있다. 물이 흘러내린 물길이 보인다. 그 옆에 삽을 들고 있는 아이는 또 다른 방향에 물길을 낸다. 저 밑에는 웬 어른이 계속 불을 피우고 있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멈춰서 같이 거든다. 어른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있더라도 멀찍이 떨어져 각자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거나 자기들끼리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기에 있는 물건들을 놀이기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특별한 놀이기구가 없다. 그냥 우리가 생활에서 쓰고 있는 생활용품들이다. 그리고 집에서처럼 아니 집에서 해 보지 못한 것을 이곳에서는 사용해 본다. 아이들은 장난감 삽보다 진짜 삽을 좋아한다. 미니 모종삽보다 호미를 좋아한다. 일상에서 무엇이든 해보기 어렵다. 그런데 단 한곳이라도 이런 곳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이든 해도 괜찮아. 더러워도 괜찮아.

 




플레이 워커의 역할 : “아이들의 놀이를 방해하지 마시라

하네기 공원의 플레이 워커는 3. 플레이 워커의 역할은 첫 번째 역할은 각종 공구 및 도구함의 자물쇠를 열어주고 아이들이 잘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두번째 너무 한곳에 몰려 있어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면 위험해!”라고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더 신나게 놀아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분산시킨다. 세 번째 혼자 있는 아이들에게 말 걸어주고 함께 놀 수 있게 연결해 준다. 그것이 그의 역할이다. 하나 더 아이들의 놀이를 방해하는 어른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단다.


이제는 전래 놀이 수업 시간에만 논다. 아이들 스스로 쉬는 시간에 뛰어나가 말뚝막기 고무줄 놀이를 하던 것은 아주 아주 옛날일이다. 고산 청소년센터 친구들과 요즘 놀고 있는데, 불피워 본적도 없단다. 놀다가 어른들에게 혼나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다. 왜 핸드폰만 하냐고 말한다. 눈치 보지 않고 무엇이든 맘껏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없는 아이들의 마지막 선택일지 모른다.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또 프로그램을 짤 것인가?


우리 아이들이 죽고 못사는 숟가락 선생님이 말했다. “아이들이 왜 저를 좋아할까요?” 우리 아이에게 물었다. “우리랑 잘 놀아줘서! 신나게 노니까!” 어른들이 먼저 놀아야 한다. 안내하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신나게 놀고 있어야 한다.

 


/이영미 완주공동육아모임 숟가락 대표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완주행보] 이사이후 移徙以後
다음글
[삼례 사는 설레 8] 새삼스럽게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