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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니 재밌넹] 플레이하우스 청소년들2017-08-07

[이렇게 사니 재밌넹] 플레이하우스 청소년들



플레이하우스 청소년들

우리들만의 비밀기지 만들어요


 

레고처럼 나무끼리 암수를 맞춰 끼워 넣는 간단한 원리야. 그렇게 가로축, 세로축이 힘을 받으면 콘크리트보다 더 튼튼할 수 있어.”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방울이 주르륵 흐르는 무더운 여름날. 아침부터 앳된 얼굴의 목수들이 비지땀을 흘리면서 대패질을 하고 있다. 이 어린 목수들은 다름아닌 완주의 청소년들이다.


다락방, 나무 위의 집, 숲 속의 오두막. 영화나 책 속에 나오는 아늑하고 멋들어진 주인공들의 아지트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삼삼오오 모여 재미난 작당을 하기도 하는 그들만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그런 공간 말이다.





완주의 아이들은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아지트를 머리 밖으로 꺼내놓았다. 자신들이 꿈꾸던 아지트를 설계도에 집어넣어 일명 비밀기지 ‘play house: 짓다 그리고 머물다’(이하 플레이하우스) 건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해 6월부터 완주에 사는 11명의 아이들이 나무집 짓기에 손발을 걷어붙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그리 달콤하지만은 않은 모양. 강진석(18)군은 더운 게 힘들고 그냥 힘들다고 말하며 웃었다.


플레이하우스는 완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서쪽숲협동조합의 목수들과 지역교육활동가, 청소년들이 직접 나무집을 지어 청소년문화공간을 만드는 활동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의 2017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운영사업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모두 20차시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군과의 임대문제가 남아있지만 완성된 나무집은 청소년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공간을 추가해 플레이존을 조성할 예정이다.



플레이하우스 기둥으로 쓰일 재료를 가공하고 있는 아이들



서쪽숲의 목수이자 아이들의 선생님 배승태(34)씨는 다들 열심히 해줘서 딱히 힘든 것은 없다어른들이 여기를 아지트로 사용해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진짜 아지트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서림 소장이 고산에 위치한 플레이하우스 시공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서림 서쪽숲 소장은 만들어질 아지트는 3.5평 남짓의 작은 공간이다. 연말까지 완공을 못하더라도 아이들과 함께하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면서 다들 너무 잘하고 예쁘다. 여러 변수가 있더라도 아이들이 원한다면 무조건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지역사회에서, 마을 안에서 편안하게 놀 수 있는 문화공간을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경험은 아이들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건강한 노동을 하며 지역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성장해나가고 있다.


박현정 이사는 청소년과 함께 집을 짓는 프로젝트 경험이 다른 지역, 다양한 대상으로 확대되어 서쪽숲협동조합은 물론 청소년들의 미래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가 꿈꾸는 아지트는요



송윤성(고산중·16)

지하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지하니까 시원할 것 같아요.”

거기에 PC방을 만들고 싶기도 하고, 상원이가 같이 하자고 해서 영상을 찍고 있어요. 우리 아지트가 완성이 된다면 심심할 때 와서 자거나 쉬고, 친구들과 치킨도 먹고 그러고 싶어요.



 

황상원(온고을중·16)

커다란 밧줄을 매달았으면 좋겠어요.”

운동장에 있는 밧줄에 매달려 놀았던 초등학교 때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꿈이 영상 쪽인데 지금 찍고 있는 영상으로 나중에 청소년 UCC에 출품하거나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전주에 살아서 자주 오지는 못하겠지만 우리만의 아지트가 생긴다는 게 좋아요.


 

 

염성현(고산중·16)

지금 짓고 있는 나무집이 마음에 꼭 들어요.”

더운 날씨와 가끔 목재의 가시가 손에 박히는 것이 힘들지만 원래 해보고 싶은 일이었어요. 저희 집도 나무집이거든요. 직접 해보니 시공해준 분들께 감사해요. 원래 시간이 남을 때 주로 집에 있는데 아지트가 생긴다면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이어진(고산고·18)
아이들이 더 많이 올 수 있는 넓은 2층집이었음 좋겠어요.”

오늘도 아침 830분에 집에서 나왔는데 주말에 일찍 일어나는 것과 더위와 싸우는 게 힘들어요. 그래도 아지트가 만들어진다면 PC방이나 친구집 대신 아지트에서 쉬고 싶어요.


 

김태욱(화산중·14)

아지트하면 다락방 아니겠어요?”

부모님의 추천으로 신청하게 되었는데 집짓기에 관심이 있어 한번쯤 해보고 싶었어요. 아지트에 친구들도 많이 데려와서 같이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강진석(고산고·18)

“2층 나무집이 갖고 싶어요. 일단 완성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전에 다른 목공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것은 처음이에요. 기회가 있다면 건축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추천해주고 싶어요. 단 힘든 일이니 자발적인 참여에 한해서요(웃음).



 

서승연(고산중·15)

하늘과 구름을 보며 자연을 느끼며 잠들 수 있는 장소

뒤로 만경강이 흐르고 경치가 참 예쁘잖아요. 컴퓨터나 휴대전화 없이 친구들끼리 수다도 떨고 잠도 자고 쉬는 아지트였으면 좋겠어요. 더운 날씨가 가장 힘들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기술도 배우는 새로운 경험이 즐거워요.



플레이하우스의 설계도 



play house “짓다 그리고 머물다?

완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서쪽숲협동조합)와 지역교육활동가가 청소년들과 함께 간단한 구조의 나무집을 직접 짓는 프로젝트이다. 완성된 집은 청소년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공간을 추가하여 플레이존을 조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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