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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니 재밌넹] 구이면 이장 8명으로 구성된 '이장밴드'2017-08-07

[이렇게 사니 재밌넹] 구이면 이장 8명으로 구성된 '이장밴드'

구이면 이장 8명으로 구성된 '이장밴드'

서툴면 서툰대로 즐기면서 살아요




안전안내, 오늘 10시 폭염주의보, 낮 동안 야외활동 자제 및 물놀이 안전 등에 유의바랍니다.


연이은 폭염에 한낮기온은 35.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에서 울린다. 한낮이 지났음에도 대지가 뜨겁고 공기가 달아있지만 구이면 대모마을 변대성(52) 이장은 집밖을 나서 구이생활문화센터를 향한다. 밴드 연습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변 이장은 연습실에 들어가자마자 땀 닦을 새도 없이 드럼 앞에 앉았다. 그리곤 검은 구두를 구겨 신고 페달을 밟으며 드럼 스틱을 움직인다.



구이생활문화센터 내 이장밴드의 연습실



연습할 시간이 없으니까 틈내서 연습해야 해요. 연습실에 사람들이 더 많이 오기 전에 미리 조금씩 하는 거죠.”


원백여마을 오남국(60)이장도 진작 연습실에 도착했다. 그도 드럼 연습을 조금이라도 더 하기 위해서다.

매주에 한번 씩 모이는데 대부분 빠진 적 없어요. 농번기여도 다들 일하다 말고 연습하러 와요. 드럼을 잘 치면 좋은데 아직 배우는 중이다 보니 좋은 소리는 안 나네요.(웃음)”



원백여마을 오남국(60)이장이 드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이면 구이에 있는 연습실에 모여 드럼을 치고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균연령 55, 직업은 농사꾼이자 마을 이장. 바로 올해 초 결성된 이장밴드멤버들이다.



이장밴드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연습이 한창이다.



이들이 밴드를 기획하게 된 것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을 찾는 체험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논두렁 음악회를 구성했던 것이 첫 계기였다. 당시 사비를 들여 음악학원을 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일에 치이고 일정이 맞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흐지부지 되면서 잊혀지는 듯 했던 것. 하지만 올해 3월 완주군의 찾아가는 희망배움터사업을 통해 악기를 배우고 밴드 구성을 갖추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 지은 이름이 바로 이장밴드. 현재 지원 사업은 끝이 났지만 각자 돈을 모아 드럼과 기타를 구매하고 강사를 초빙해서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섭(60) 원계곡마을 이장은 이장을 맡다 보니 다들 원래 아는 사람이지만 밴드를 하면서 더 가깝게 됐죠. 우리가 연습실에 모이면 농사 이야기나 마을 이야기는 안해요. 오로지 음악에 집중하죠라며 웃었다.



신전마을 최병우(57) 이장이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강사를 통해 배우는 드럼과 기타 뿐 아니라 독학으로 악기를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 최병우(57) 신전마을 이장은 밴드 공연을 할 때 색소폰 연주도 하고 싶어서 집에서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색소폰을 공부하는 다른 멤버가 있어서 서로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고 그러죠라고 말했다.


아직 악기를 다루는 데 서툴지만, 서툴면 서툰 데로 즐기자는 것이 이들의 목표.


이상섭 원계곡마을 이장은 계속 기초만 연습했었는데 이제 한두개 가량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됐어요. 아직 서툴지만 그래도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하면 그게 참 좋대요. 우리는 7080 세대라 통기타에 대한 아련한 감수성이 있어요.”


조금씩 실력을 키워나가면서 앞으로는 지역을 위한 공연도 해보고 싶은 것이 이장밴드의 작은 바람이다.


정방모(62) 대덕마을 이장은 거창한 계획은 아직 없어요. 차근차근 배워 언젠가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공연도 해야죠. 우리를 찾아주는 곳이 있으면 재능도 기부하구요. 시작은 이렇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이장밴드 멤버들이 강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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