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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소식] 완창마을 문해교실 할머니들을 응원합니다 2017-01-09

[마을소식] 완창마을 문해교실 할머니들을 응원합니다

3년 전 완창마을에 완창문해학당이 생겼다. 지금은 진달래학교 원완창 노인경로학당이 됐고, 매년 졸업생이 나온다.

처음 문해학당 선생님이 운주로 수업을 왔을 때 많은 어머님들은 글을 모른다고 소문이 나면 어쩌지?’, ‘욕이나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잘 나오지 않으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이 한명, 두명 늘더니 이제는 15명이 훌쩍 넘는다.

 

수업 첫날 학당에는 학생이 단 한 명이었다. 난감했다. 문해학당 최숙자 선생님은 저는 학생이 한분만 계셔도 가르침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라며 오히려 미소를 지어주셨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어머니들은 2시간씩 완창마을 체험방으로 핑크색 가방과 연필 몇 자루, 노트 한권을 들고 밀차를 끌고 오신다. 그 모습을 미소로 반겨 드리면 어머니들은 수줍음으로 화답하신다. 3년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당당함마저 느껴진다.

 

지난 12월과 올해 1월은 한글을 배우는 마을 어머니들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12월에는 전주 MBC 생방송뷰에서 원완창 노인경로학당의 뜻 깊은 졸업식을 보기 위해 촬영을 나왔다. 이날 우리는 작은 축제의 의미로 노래자랑, 우등생 시상식, 선생님께 감사장을 전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했다. 또 영원히 시들지 않는 비누꽃 화분도 준비해 선생님께 드렸다.

 

1월에는 완주마을소식지 완두콩에서 펴낸 책 할미그라피에 우리 마을 어머니가 실리기도 했다. 책에 소개된 21명의 어머니들 중 완창마을 이예순 어머님이 쓰신 글과 인터뷰가 실린 것이다. 어머니와 함께 16할미그라피출판기념식에 참여했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만감이 교차했다. 기념식에서 문해학당 이종숙 선생님의 시낭송을 듣고 훌쩍거리니 우리마을 학당 선생님인 최숙자 선생님께서 손을 꼭 잡아주시며 애쓰셨다고 해주셔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와르르 쏟아졌다.

 

제가 그동안 어머니들께 특별히 잘해드린 것은 없었지만 한글을 배우고 뿌듯해하셨던 어머니들을 바라보며 함께 기뻐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올해에도 배움을 향해 달려가시는 어머니들을 뜨겁게 응원한다.

 

/이현주 사무장(운주면 완창마을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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