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소식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공동체 소식

> 이달 완두콩 > 공동체 소식

[마을소식] 서두마을 김장프로젝트2016-12-06

[마을소식] 서두마을 김장프로젝트

 

한국인의 김장 프로젝트가 서두마을에서도 시작됐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11월 마지막 주부터 온 마을이 김장 준비로 한창이다. 마을 어르신들은 올 여름 비가 적어 배추 속이 별로라며 걱정이 많으신데 신기하게도 어머니들의 손맛으로 배추 맛을 살려낸다.


언니, 빨리 와서 고기 먹어요.”


서두마을의 보배 베트남 새댁 도티흐엉이 사무장을 부른다. 어제 저녁에 김장을 다 마쳤다며 맛 좀 보라한다. 지난해까지 시어머니와 함께 김장 준비를 했는데 올해는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혼자 발을 동동거리던 도티흐엉이다. 하지만 신통하게도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김치를 담갔다.


며칠 전 베트남에 계신 친정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딸이 담은 김치 맛을 평생 잊을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셔 올해는 베트남에도 김치를 보내드린다고 한다. 시댁에서도 효부인데 친정에서도 효녀니 안 예쁠 수가 없다.


사무장~ 빨리 와서 밥 먹어.”


늦은 점심에 걸려온 마을 어르신의 전화다. 오전에 고기를 먹은 터라 점심은 건너뛰려고 했는데 청국장을 맛나게 했다는 말에 후다닥 신발을 신고 어르신의 집으로 뛰어갔다. 좁은 식탁을 벗어나 넓은 거실에 신문을 깔고 8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보글보글 끓인 청국장에 도티흐엉이 가져온 김치를 맛보고 있다.


오늘은 어르신 댁 김장을 위해 마을 주민들이 다 모였다. 밖에 쌓인 배추를 보니 150포기는 넘어 보였다.


우와, 이 김치를 누가 다 먹어요?”

울 아들도 줘야지, 딸도 줘야지, 작은집도 줘야지. 다섯 집이나 챙겨야혀.”


부모님은 대단합니다. 자식들이 이 부모의 마음을 알지. 순간 저희 부모님 생각이 났다.

모인 어르신들은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재료를 썰고 버무려 양념을 완성했다. 물기가 쭉 빠진 배추에 맛깔나는 양념을 발라 김치통에 차곡차곡 쌓는다. 오늘 저녁이면 각자 자녀들 집으로 배달 될 김장김치. 어머니의 정성이 가득담긴 만큼 모두들 맛있게 먹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아들, 딸들 되길 바래본다.


그나저나, 내일은 누구네 집에서 전화가 올려나?


/박미선 마을기자(봉동읍 서두마을 사무장)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마을소식] 봉동읍민의 날
다음글
[마을소식] '제3회 완주곶감축제' 오세요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