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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품앗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2016-10-31

육아품앗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완주공동육아모임 숟가락

 

 

초록이모, 망치삼촌~~ 이거 보세요

   

제하는 이모, 삼촌이 많다. 요즘 핵가족이라 이모, 삼촌이 기껏해야 1-2명인데, 숟가락 회원이 열네가족이니, 이모삼촌이 스물여덟 명이나 된다. “숟가락 공동육아모임은 2014년 만들어져 햇수로 3년째를 맞고 있다.

넓은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하루 종일 뛰어 논다. 매일 밥 당번인 엄마가 밥을 차려주고, 놀이 당번인 엄마와 아이를 사랑해 주는 동네언니인 하늘아이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은 뛰어 논다. 텃밭에서 자란 토마토를 따먹고, 감자를 캐 삶아 먹기도 한다. 추석을 맞아 송편을 만들어 주변에 나누기도 했다. 앞 동네 마실을 가면 동네 할머니들은 손주마냥 우리 아이들을 반겨준다. 사탕이며, 과일이며 아이들 먹으라고 내 주신다. 숟가락이 쉬는 날은 다른 집에 가서 하루 종일 놀다오기도 하고, 급한 사정이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을 맡기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아이를 키운다.

 

숟가락 공동육아 모임은 지극히 개인적인 필요에서 시작됐다. 내가 일하던 사무실에 직원 중 네 명이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게 되었다아이들을 자유롭고 촌스럽게 키워보자는 취지로 모임이 시작되었다. 2014년 여름 공동육아 특강을 열어 지역에 관심 있는 엄마, 아빠들이 더 동참하게 됐다. 함께 소풍가는 번개모임으로 시작했다. 이집 저집을 돌며 아이들이 함께 놀기도 하고, 숲놀이 선생님을 모셔 개나리꽃과 단풍, 눈보라를 맞으며 숲을 다니기도 했다. 이집 저집, 이산 저산을 다니다 보니 안정된 공간이 필요했다. 6개월간 공간을 찾다가 드디어 20156월 지금의 숟가락콩빵을 사용하게 되었다. 매년 우리는 달라지고 있다. 미리 설계한 대로가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식사부터, 놀이, 청소, 경제적인 부분까지 스스로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한번은 열심히 하던 한 엄마가 지쳤다며 떠난다는 말에 같이 힘들어 했다. 중간에 이사를 가기도 하고, 유치원을 간다며 떠나기도 했다. “그냥 유치원에 보내지?” 여유 있는 엄마들의 유난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매번 새롭게 만나는 문제와 일들에 당황하고 힘들었지만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며, 딱 그만큼씩 성장해 왔다.

 

모임의 이름을 '숟가락'이라고 지었던 이유는 '나는 숟가락만 얹어 놓은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에서 나왔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그 마음이 우리의 가장 큰 힘이다. 있어줘서 도와줘서 고맙고 같이 못해줘 미안한 마음이 서로를 따뜻하게 하는 것 같다. 이제 아이들도, 어른들도 헤어지면 아쉽고 섭섭할 친구가 되었다. 자꾸 만나고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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