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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에서 제일 싫어한 여학생이 아내가 될 줄이야!
2022-07-20 16:42:49
탄호아에서 온 쭈엔과 하이 7월의 논은 고요하다. 한낮의 더위에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하다. 고요한 가운데 들리는 소리는 오로지 ‘사사사’. 아무리 작고 순한 바람이라도 여름 한낮의 논에 발을 들이면 소리를 내고야 만다. 고요한 가운데 들리는 작은 소리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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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자마자 싸리문을 여는 이유
2022-06-23 10:55:32
율소리 봉림(새터)마을 송성례 할머니 송성례 할머니는 아흔 다섯 해를 살아왔고 오늘도 눈만 뜨면 여전히 밭에 나가신다. 대문 밖을 나서면 양 옆으로 할머니의 밭이 있다. 이곳은 말하자면 할머니의 직장이다. 1947년 정월달, 스무 살 되던 해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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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아 너도 늙었고 나도 참 많이 늙었구나!
2022-05-19 15:47:33
외율마을 이정수 할머니 이야기 휑하던 마을회관 앞에 어르신들의 보행기들이 옹기종기 모이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닫혀있던 마을회관 문이 비로소 열렸다. 둥그렇게 모여 앉아 얼굴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잡아보는 것. 평범하고 당연했던 일들이 소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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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눈엔 풍신날지라도 딱 성냥 팔아세운 내 공장! 이라오
2022-04-19 15:55:52
스물세 살, 백일도 안된 큰 아들을 업고 딱성냥을 팔았던 국인순 씨. 40대 후반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양초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그때의 인연이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삼례 무궁화 양초 국인순 씨 이야기 기계공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거대생산방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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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으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궁금한 日月星의 내력
2022-03-17 15:40:01
주방에서 선 정인철 사장.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 사장님은 주방 들어갈 때는 꼭 흰 와이셔츠를 입는다. 저녁에 깨끗이 씻고 아침에는 꼭 머리를 감는 것도 쭉 지켜 온 철칙이다.고산면 정인철. 고명순 부부이야기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고산우체국 골목에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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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친구 삼으니 길이 되어 이 산골로 인도했네
2022-02-15 17:06:36
검태마을 한해숙 씨 이야기 대부분의 거창한 결심은 작심삼일로 끝나버리기 일쑤지만 나에게는 3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구체적인 결심이나 습관이 몇 가지 있다. 하루에 만보걷기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책읽기 모임이다. 토요일 오후에는 별일 없으면 네 다섯 명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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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씨가 가을이면 바빠지는 이유
2022-02-03 10:13:24
존경씨가 가을이면 바빠지는 이유-운주 중촌마을 이존경 이야기 아이걸음으로 한 시간씩 걸어서 학교를 다니던 나는 13살 무렵 산골을 떠나 도시로 이사를 갔다. 아파트와 자동차들 보다 낯설었던 것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돈을 주고 감을 사먹는 모습이었다. 아니, 감을 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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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찹고 편안한 상삼리 이발소 풍경
2021-11-12 18:36:44
가찹고 편안한 상삼리 이발소 풍경신창섭 이발사 이야기 용진읍 상삼리 전상삼마을에 간판 없는 이발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찾아 나섰지만 마을 안에서 이발소가 있을 법한 건물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예전에 이 마을이 용진면 소재지였다는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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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저씨의 풀들을 위한 연가(戀歌)
2021-10-13 16:09:58
산 아저씨의 풀들을 위한 연가(戀歌)삼례 사는 류승철씨 이야기 때로는 불문율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야생화 탐사자들에게는 장소를 묻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고 한다. 묻는 이에게 답을 안 하자니 야박하다 할 것이고, 답을 하자니 자생지가 훼손될 염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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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치타치… 죽을 때까지 드럼과 함께
2021-09-17 12:33:02
쿵치타치… 죽을 때까지 드럼과 함께소향리 드러머, 추경호추경호(58세) 씨를 만나보라며 전해들은 그에 대한 대강의 소개는 이랬다. 나이는 오십 대 중후반, 유튜버, 행사기획자, (사)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완주지회장, 그리고 드러머. 그중에서도 그가 아주 맹렬한 드럼...